일본 제조업 뭉쳤다…소프트뱅크 중심 '국산 AI 연합' 시동 [도쿄나우]

3 days ago 13

일본 제조업 뭉쳤다…소프트뱅크 중심 '국산 AI 연합' 시동 [도쿄나우]

일본 제조업계가 소프트뱅크를 중심으로 한 ‘국산 AI 연합’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미국과 중국이 생성형 AI 모델 경쟁을 주도하는 가운데 일본은 제조 현장의 방대한 산업 데이터를 무기로 ‘피지컬 AI’ 분야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일본 경제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국산 AI 개발 신회사 ‘일본AI기반모델개발’에 아사히카세이 등 약 30개 제조업 기업이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전기전자 기업뿐 아니라 화학·로봇·중공업·물류 분야까지 참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우선 야스카와전기와 후지쓰, 중공업·운수 대기업 등 약 10개사가 오는 6월 출자를 결정할 전망이다. 출자 규모는 1개사당 수천만엔 수준의 소액으로 알려졌다.

신회사는 소프트뱅크와 NEC, 혼다, 소니그룹이 핵심 주주로 각각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다. 여기에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 3대 메가뱅크와 일본제철, 고베제강소도 참여하고 있다.

일본이 이번 연합 구축에 나선 배경에는 생성형 AI 분야에서 미국·중국에 뒤처졌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일본 산업계는 제조 현장에서 축적된 고품질 데이터를 강점으로 보고 있다. 소재·공작기계·물류·생산 설비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기계와 로봇을 자율 제어하는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신회사는 공급망 전체를 가로질러 활용 가능한 AI 기반 구축을 목표로 한다. 기업별로 흩어진 생산·기술 데이터를 통합해 제조 공정과 물류 최적화, 자율 로봇 운용 등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개발 목표도 대규모다. 2027년까지 일본 최대급 AI 모델을 개발하고, AI 성능 지표인 파라미터 규모를 1조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후 2029년에는 이미지·음성 등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모달 AI로 진화시키고, 2030년대 초에는 무게·온도·위치·거리 등 현실 세계 데이터를 통합 처리하는 단계까지 추진한다.

개발된 모델은 출자 기업들에 개방돼 업종별 특화 AI 개발과 서비스 구축 기반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일본 제조업 뭉쳤다…소프트뱅크 중심 '국산 AI 연합' 시동 [도쿄나우]

일본 정부 역시 이 같은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신회사는 이미 4월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국산 AI 지원 사업에 응모했으며, 채택될 경우 올여름 관민 프로젝트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최종적으로는 약 100개 기업·단체가 참여하는 국가급 AI 연합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이는 미국 빅테크와의 정면 경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과도 연결된다. 메타·구글 등 미국 빅테크 4개사는 2026년 AI·데이터센터 투자에만 100조엔 이상을 투입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 역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단독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자민당도 최근 정부 AI 정책 제언에서 “모든 분야에서 순수 국산 AI를 목표로 하기보다 제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분야 특화형 AI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범용 생성형 AI 경쟁에서는 뒤처졌지만, 제조업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 특화형 AI에서는 새로운 승산을 찾으려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I 패권 경쟁이 거대 언어모델 중심에서 실제 산업·로봇·공장 운영으로 확장되면서 일본식 제조업 AI 전략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짚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