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였던 대형 유조선 109척중 29척 호르무즈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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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 뉴시스

미국의 제재를 받은 이란의 초대형 유조선이 공해 상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공개적으로 이란 해역에 진입했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호르무즈 해협. 〈사진 출처 :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 뉴시스
올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이 묶였던 각국 대형 유조선 가운데 약 4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블룸버그 통신이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선박 운항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7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운반할 수 있는 대형 유조선 109척 가운데 29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란과 연관된 선박들은 지난달 중순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통과했기 때문에 이번 계산에서 제외됐다.

3개월간 전쟁이 이어지면서 선박들은 항로를 확보하기 위해 이례적인 기동을 감행해야 했다. 일부 선박은 해안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이나 드론의 위협을 피하고자 어둠을 틈타 야간에 해협을 건넜다. 화물을 인도받는 국가의 정부가 항로 확보를 위해 직접 로비 활동을 벌이는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의 선박은 전쟁이 시작되면서 자신의 위치정보를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자동 식별 시스템(AIS)을 끄고 신호를 차단하는 상태로 해협을 통과했다. 여기에 광범위한 전파 방해까지 더해지면서 실제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블룸버그는 “많은 선박들이 위치 정보를 전송하는 장치를 끄고 있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훨씬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탈출하지 못한 유조선 가운데 약 20%는 이번 달 현재까지 위치 신호를 전송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유조선들이 수송한 원유의 양은 하루 평균 52만 배럴 수준이다. 이는 여전히 발이 묶여있는 원유 및 석유 제품의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점점 고갈되어가는 전 세계 원유 재고 상황을 고려하면 시장에 단비 같은 물량이다.

에너지 정보업체 케이플러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네이빈 다스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많은 선박이 탈출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유가 하락 압력에 기여하고 있지만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 다시 심각한 문제로 인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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