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골프 성장 분석②] "세계 무대에 도전하자" 달라진 분위기와 주니어 육성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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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토 보고 자란 '황금세대' 특급 성장
'세계 무대에 도전한다'는 환경적 변화 생겨
주니어 육성 위해 영국 출신 코치 영입
日 골프계 "소프트웨어 바꾸면서 개혁 성공"
지키는 골프에서 공격적인 골프로 변화

  • 등록 2025-04-28 오후 7:13:21

    수정 2025-04-28 오후 7:16:53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일본 여자 골프가 세계 최강으로 성장한 원동력으로 여러 가지 요인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분위기와 주니어 육성 시스템의 변화, 선수들의 기술적 진화는 핵심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이고 마오가 28일(한국시간) 미국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AFPBBNews)

일본은 1998년 이후 출생해 프로로 데뷔한 선수들을 ‘황금 세대’로 불렀다. 미야자토 아이 등의 활약을 보고 꿈을 키운 선수들이다. 황금 세대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한국과 비교해 세계무대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요란한 등장에 불과하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하타오카 나사를 시작으로 후루에 아야카, 가츠 미나미, 하라 에리카, 야마시타 미유, 다케다 리오, 사이고 마오, 이와이 치사토와 아키에 쌍둥이 자매 등이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하면서 평가가 달라졌다.

황금 세대는 이전의 세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그중 하나가 세계 무대 도전이라는 목표였다. 미야자토가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세계 무대 도전이라는 목표를 가졌다. 이런 변화로 지난해 JLPGA 투어 상위 5명 중 4명이 올해 LPGA 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1990년대 박세리의 뒤를 이은 ‘세리키즈’와 비슷한 현상이다.

일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로 활동 중인 재일교포 김명욱 기자는 “최근 LPGA 투어에서 일본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진 데는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크다”며 “황금세대의 선두 주자인 하타오카가 LPGA 투어에서 6승을 거두면서 정상급 선수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세계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또 모든 정책이 해외에서 일본 선수의 활약을 장려하는 분위기다”라고 설명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 육성을 위한 과감한 개혁과 시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 첫 단추는 주니어 육성 시스템 변화였다.

일본은 2014년 자국에서 열린 세계 아마추어 골프선수권에서 세계 무대와 격차를 뼈저리게 느꼈다. 이후 주니어 선수부터 육성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게 됐고, 대대적인 개혁에 돌입했다. 영국 출신의 가레스 존스 코치를 영입해 일본 골프대표팀에 변화를 줬다.

일본의 유명 골프 코치 다케 고야마 씨는 “존스 코치가 일본 주니어 골프계에 대변화를 몰고 왔다. 실제로 그가 바꾼 것은 기발하고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당연하게 여긴 것을 일본 골프에 접목했을 뿐”이라며 “코스 매니지먼트와 에임 포인트, 그린북 작성, 철저한 정보 수집과 사전 준비, 멘탈 등이었다. 다시 말해 하드웨어에만 집중한 일본 골프의 소프트웨어를 바꿨고 개혁의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존스 코치의 지도를 받은 하타오카는 만 16세의 나이로 일본여자오픈을 제패하면서 그의 변화와 시도가 성공적이었음을 증명했다.

탄탄한 기술을 갖추고 세계 무대 도전을 준비하는 젊은 선수들의 변화는 경기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JLPGA 투어에서는 과감한 공략을 시도하는 공격형 선수가 늘고 있다. 과거엔 지키는 골프 위주였다면, 지금은 버디를 잡지 못하면 이기지 못한다는 공격적인 골프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JLPGA 투어에선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와이 아키에가 파5 홀에서 2온 공략을 위해 드라이버를 꺼내 샷을 했다. 이전의 선수에게서 보기 어려웠던 과감한 공략법이었다.

JLPGA 투어 활동 경험이 있는 김하늘은 “JLPGA 투어 진출 초기의 일본 선수와 비교하면, 지금 활동하는 선수는 기술적인 발전이 돋보인다”며 “10년 전 일본에 진출했을 때부터 일본 선수들은 스윙 코치는 물론 쇼트 게임, 퍼트를 비롯해 체력을 관리하는 개인 트레이너 등으로부터 체계적인 지도를 받았다. 그러면서 스윙이 전체적으로 좋아지고 기량도 늘어났다. 선진 시스템을 도입한 효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케다 리오(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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