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중독 위험 경고문구 의무화
싱가포르는 핸드폰 등 고가 경품 금지
대만·중국·태국도 소비자 보호 조치
홍콩 정부가 도박 중독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인형뽑기 기계와 핀볼 게임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 청소년층 사이에서 고액 경품을 노린 과몰입 문제가 확산하자 이를 억제하기 위해 감독 체계를 대폭 손질하고 나섰다.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내무청소년국은 최근 입법회 내무위원회에 도박법 개정안을 제시하며 “게임 요소와 중독 위험을 내포하는 경품이 걸린 오락시설은 규제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인형뽑기 기계와 기타 경품형 게임기 각각마다 개별 허가를 발급하는 방안과 사업자에게 도박·중독 위험 경고문구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안은 최근 홍콩 전역에서 인형뽑기 기계와 핀볼 게임기가 급증하면서 사용자들, 특히 청소년층의 과소비와 도박성 이용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현행 제도상 경품형 오락시설 운영자는 ‘공공 오락시설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홍콩 고등법원은 지난 2022년 인형뽑기 기계가 법률상 ‘오락’의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별도 허가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이후 일부 업자들은 이를 악용해 고가 경품을 내걸거나, 경품을 현금화해 거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일부 핀볼 게임장에서는 경품 교환이나 개인 매입 등을 통해 사실상 현금화가 이뤄지며 이용자들의 과도한 지출을 유발하고 장시간 게임에 몰입하도록 유도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도박 중독 방지를 위한 규제 강화 움직임은 홍콩만의 현상은 아니다. 싱가포르는 2024년부터 인형뽑기 기계 경품 가치를 최대 100싱가포르달러(약 11만4000원)로 제한해 휴대전화·게임기 같은 고가 경품 제공을 금지했다. 위반 사업자에게는 최대 2만싱가포르달러 벌금을 부과한다.
대만은 인형뽑기 기계를 자동판매기로 분류하고 ‘당첨 보장’ 요소를 도입했다. 이용자가 경품 소매가만큼 비용을 지불하면 경품을 획득할 때까지 집게 강도가 유지되는 방식이다.
중국은 기계 유리면에 당첨 확률 표기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태국은 인형뽑기 기계를 도박 기기로 분류해 학교 주변 무허가 운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일부 업자들이 기계를 식당이나 상점 내부로 옮겨 단속을 피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법률 규제와 함께 청소년 대상 공교육과 상담 지원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렌스 목 와이호 홍콩 아이체인지(i-Change) 중독상담센터 소장은 “학교와 학부모가 중독의 위험성을 더 잘 인식하고, 예방·상담 서비스 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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