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항공기 보수·정비사업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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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공정률을 보이는 인천국제공항의 항공정비 격납고 시설. 내년부터 이곳에서 B777 여객기의 화물기 개조사업이 이뤄진다.   인천국제공항공사

95% 공정률을 보이는 인천국제공항의 항공정비 격납고 시설. 내년부터 이곳에서 B777 여객기의 화물기 개조사업이 이뤄진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추진 중인 항공 유지·보수·정비(MRO) 산업 생태계 조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공사 협력사인 이스라엘 국영 항공우주기업 IAI가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B777-300 여객기의 부가형식증명(STC)을 획득해서다. STC는 항공기 엔진이나 프로펠러 등 동력 장치에 대해 변경과 개조를 허가하는 FAA 인증서다. 화물기 개조 작업을 할 수 있는 격납고도 다음달 준공될 예정이어서 인천공항 MRO 산업이 내년부터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천공항서 ‘여객기→화물기’ 개조

8일 인천공항공사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IAI는 2022년 FAA에 B777의 화물기 개조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미국 교통부 산하에 있는 FAA는 항공안전 관련 행정과 규제를 총괄하는 연방 기관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에 위험물 규정 위반 혐의로 6만달러(약 8300만원)의 과태료 부과를 예고한 곳이다.

FAA는 이달 1일 IAI가 제출한 화물기 개조 관련 기술, 설계, 정비 등 모든 자료를 검토해 STC를 발급했다. STC 인증은 B777의 화물기 개조 사업이 한국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사는 IAI, 국내 항공전문 기업 샤프테크닉스케이와 2023년 4월 ‘B777 화물기 개조사업 생산기지 설치’ 본계약을 맺었다. 공사가 부지 조성 등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고, IAI와 샤프테크닉스케이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항공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그러나 2년이 넘도록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다. 개조 작업을 할 수 있는 격납고 시설도 없었지만, STC를 획득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세계에서 대형 여객기 B777을 화물기로 개조할 수 있는 곳은 원제조사인 미국 보잉과 IAI가 유일하다.

◇격납고 내달 준공 “4대 동시 작업”

IAI와 샤프테크닉스케이의 합작법인 IKCS가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작업장인 격납고도 다음달 준공된다. 대형 여객기 2대와 중정비용 2대를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95% 이상의 건축 공정률을 보인다. 공사는 2023년 10월 계룡건설과 ‘화물기 개조시설(격납고)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축구장 10개 규모(7만㎡) 부지에 들어서는 격납고는 가로가 국내 최장인 208m, 세로 123.6m, 높이 36.2m 크기다. 개조용 여객기 2대와 건축비 약 1500억원이 투입됐다.

2026년부터 매년 6~10대의 개조 화물기를 생산하게 된다. 개조한 화물기 수출액은 대당 약 160억원으로 예상된다. 2034년께 누적 10억달러의 매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공사는 관측했다.

세계 항공 화물 시장에서 운영되는 화물기는 2019년 2010대에서 2041년 3610대로 증가할 것으로 항공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사용되는 화물기의 70% 이상이 대형 여객기를 개조한 것이어서 항공 MRO 시장 전망이 밝은 편이다.

공사 관계자는 “미국 화물 전용 항공사인 아틀라스항공의 정비시설도 내년 말 준공 예정이기 때문에 인천공항 MRO 산업 생태계 역시 점차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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