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신도들이 외벽에 걸린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 앞을 지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단은 21일(현지 시간) 선종한 교황의 빈소를 명동대성당에 마련한다.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 시간) 선종하면서 국내외 문화예술계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영화감독 마틴 스코세이지는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모든 면에서 놀라운 사람”이라 표현하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는 “교황은 자기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분이었다. 지혜가 넘쳤고, 선함이 빛났다. 깊은 상실감을 느낀다”라며 ”세상에 닥친 상실은 실로 막대하다. 하지만 그분이 남기고 간 빛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천주교 신자인 스코세이지 감독은 영화 ‘사일런스’(2016년) 등 여러 작품에서 종교를 다뤄왔다.
우피 골드버그 인스타그램 캡처.
영화 ‘시스터 액트’로 잘 알려진 코미디언 겸 배우 우피 골드버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23년 교황을 만난 사진과 함께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 모두를 감싸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억한, 오랜만에 등장한 교황”이라며 “인류와 웃음을 사랑한 교황 프란치스코, 평온히 항해하길”이라고 추모의 글을 올렸다. 영화 ‘글래디에이터’ 등으로 유명한 배우 러셀 크로는 2014년 교황을 만났던 일을 떠올리면서 X(옛 트위터)에 “로마의 아름다운 날이지만 신자들에게는 슬픈 날이다. 명복을 빈다”고 썼다.영화 ‘록키’, ‘람보’ 등으로 유명한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은 과거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났을 때 찍은 사진을 올리고 “훌륭한, 훌륭한 사람(A wonderful, wonderful man)!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 유명 TV 토크쇼 진행자 지미 팰런은 지난해 6월 바티칸에서 교황을 만났던 당시 사진을 X에 올리며 “교황님을 뵙게 돼 영광이었다. 웃음을 드릴 수 있어 기뻤고, 격려의 말씀에 감사했다. 평안히 쉬시길”이라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뉴시스
국내 문화예술계에서도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2014년 교황 방한 당시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 공연을 한 소프라노 조수미 씨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낮은 곳, 힘들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으로 다가가는 그분의 말씀이 세계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2023년 몽골에서 교황을 알현했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 씨도 인스타그램에 “가시는 날까지 세계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주셨던 분”이라며 “그 분 앞에서 노래했던 건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이라고 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알려진 가수 바다(본명 최성희)는 “기도의 힘과 아이들의 순수함을 몸소 보여주신 아름다운 우리 교황님 가시는 길에 작은 축복의 기도를 올린다”는 글을 올렸다. 2022년 연극 ‘두 교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베르고글리오 추기경 시절을 연기했던 연극 배우 남명렬은 “높은 자리에 계셨지만 시선은 늘 낮은 곳에 계셨다. 이런 분을 연기했다는 것은 분명 영광”이라고 돌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