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38억년의 역사를 써내려간 베스트셀러 <빅 히스토리>의 작가가 신간으로 돌아왔다. 데이비드 크리스천은 신간 <빅 퓨처>에서 '미래에 대한 사고'라는 새로운 화두를 꺼낸다.
확실히 인간은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며 올바른 방향을 가늠하고픈 욕망을 가진 존재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호기심을 넘어 인류 생존과 성장에 직결돼 왔다. 저자는 과거 인류가 미래를 예측한 방법을 소개하고, 수십억 년 후의 머나먼 미래까지 내다본다. 책에는 미래에 대해 철학자와 신학자, 인류학자와 과학자가 활용했던 가설과 이론을 망라해 소개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책에 박테리아와 동식물 등 다른 생명체의 정교한 미래 예측 매커니즘까지 소개돼 있다는 것. 아무리 작은 세포라 하더라도 환경에 대한 적응적인 관점에서 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일깨운다.
한 마디로 <빅 퓨처>는 생명체가 걸어온 역사의 흐름 속에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점쳐보는 지침서다. 저자는 기술, 환경, 경제, 정치와 같은 개별 주제를 통섭해 우주와 지구, 인류 문명의 시간 축 위에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 설명한다. 그는 "미래에 무언가가 온다"는 주장이 아닌, "왜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는가"를 제시하면서 독자를 과학적으로 설득한다.
저자는 기후 변화, 에너지 자원 고갈, 인구 구조 변화와 같은 인류가 당면한 위기 관리의 과제를 10만년을 살아온 인류라는 종의 연속성 문제로 바라보게 만든다. 인공지능, 바이오 기술, 우주 개척 등도 인간을 지속하게 하는 흐름에 있는 것으로 저자는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의 시각이 단순한 종말론이나 기술 낙관론으로 흐르지 않는 것이 장점. 저자는 책 속에서 독자에 대한 경고를 최대한 지양한다. 오히려 적응적 관점에서 인류가 지속 생존하기 위해 미래를 설계해야한다는 점, 이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돼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인 빌 게이츠는 이 책에 대해 "인류가 직면한 거대 도전에 대한 대비책"이라고 평가했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