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칼럼]핵확산의 빗장이 풀릴 때, 우리는

4 days ago 12

이란戰 수렁에 빠진 트럼프 사우디엔 ‘예외’-北엔 ‘추파’ 통제불능 ‘核도미노’ 대비해 ‘문턱 앞 능력’ 확보 서둘러야 이철희 논설위원 ‘왜 이란은 폭탄을 가져야 하는가(Why Iran should get the bomb).’ 현대 국제정치 이론의 논리적 기초를 닦은 신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 케네스 월츠가 작고 1년 전인 2012년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4쪽짜리 논문이다. 논지는 명료하다. 이란의 핵무장은 어찌해도 막기 어려운데, 그 결과는 많은 우려와 달리 오히려 중동에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내용이다. 월츠는 중동 불안정의 원인을 이스라엘의 핵 독점이 낳은 군사력 불균형으로 봤다. 위기의 책임은 핵 보유를 열망하는 이란이 아니라 지역 내 유일 핵보유국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를 폭격하는 이스라엘에 있다는 것이다. 결국 힘의 균형이 이뤄질 때 안정도 찾아온다며, 월츠는 자신의 1981년 논문 제목인 ‘핵무기 확산: 많을수록 좋을 수 있다(More may be better)’를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월츠의 주장은 ‘핵보유국이 늘어날수록 오판과 우발, 유출의 위험 때문에 세상은 더 나빠진다(More will be worse)’라는 거센 반론에 부딪히며 격한 논쟁을 낳았다. 그 논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러나 워싱턴 조야는 ‘상아탑 안의 지적 유희’ 정도로 치부하며 철저히 거리를 뒀다. 미국이 만들고 지켜온 핵 비확산 체제, 즉 글로벌 핵 질서를 전면 부정하는 주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워싱턴 주류의 상식을 거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겐 꽤 흥미로운 논점이었을지 모른다. 그는 2016년 대선 때 “일본이나 한국이 핵무기를 가져 스스로 지키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어차피 일어날 일이다”라고 했다. 동맹의 무임승차를 비난하기 위한 편의적 핵무장 용인론이었지만 미국 비확산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주장이었다. 그도 당선 직후엔 “나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잊혔던 핵확산의 이론(異論)을 새삼 떠올린 것은 요즘 트럼프의 어지러운 외교 행보 때문이다. 이란의 핵무장 저지를 명분으로 시작된 전쟁은 6개월이 지나도록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끝내 이란의 핵 야망을 꺾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 속에 모순투성이의 즉흥 외교만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우라늄 농축의 가능성을 열어준 원자력협정을 타결했다. 핵무기 전용 우려 때문에 우방에도 철저히 금지해 온 ...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