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며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과 관련해 “5월에 성장률 전망에 따라서 많이 바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언은 연내 금리 인하 폭이 연초 시사한 총 세 차례(2월 인하 포함) 인하에서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전반적으로 (성장률) 전망이 하향되니까 분명히 (기준금리를) 더 낮출 이유는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나 빠르게, 연속으로 미리 확 다 내려놓을 거냐, 아니면 보면서 갈 거냐 할 때 다른 외부 변수가 너무 어지러우니까 보면서 내려가겠다는 것”이라며 “얼마나, 어디까지 내려갈지 언제 내릴지 이런 것들을 5월에 전망을 발표하면서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5월에 ‘빅컷’(0.5%포인트 인하)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데이터를 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대외 불확실성만큼이나 대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양쪽 다 대응하다 보니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나 정부 지출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대내 불확실성이라도 빨리 가라앉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암호화폐에 대해선 “원화나 달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라며 “USDT(테더) 등은 우리나라 자본 규제, 외환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이 크므로 규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