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린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대선 후보들은 토론 시간과 방식을 두고도 날센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안 좋은 태도가 있다"며 압박했다. 이재명 후보는 "토론의 규칙을 지켜라"고 맞받았다.
이날 서울 상암동 MBC 상암미디어센터에서 열린 TV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는 헌법 8조를 인용하며 민주당이 당헌 80조를 개정한 점을 짚었다. 민주당이 부정부패에 연루될 경우 당직이 정지되는 내용으로, 헌법 8조가 규정하는 '정당의 자유'를 위배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준석 후보는 "민주당 당헌 80조를 보면 여러 범죄 혐의가 있으면 기소 시 당직이 정지되게 돼 있는데 (이재명 후보의) 1심 유죄가 나오자 당헌 80조가 삭제됐다"며 "당의 존립 근거가 되는 당헌을 마음대로 바꾸는 건 위인설법 아니냐"고 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개혁신당은 허은아 대표를 강제적으로 그렇게 하지(내보내지) 않았냐"고 되물었다. 개혁신당이 당내 자금 사용과 관련해 부패 혐의로 고발당한 점도 지적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계속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시는 안 좋은 태도가 있다. 국민들이 수법을 알 테니까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재명 후보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준석 후보은 토론 후반부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HMM의 전신이 어떤 회사 있지 알고 있느냐"고 묻자 이재명 후보가 곧바로 답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대신 HMM 부산 이전의 필요성을 먼저 언급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질문에 답을 안 하고 엉뚱한 답을 하시지 않냐"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답을 하는 중인데 다른 사람 발언에 끼어들거나 규칙을 어기는 것은 제재해줬으면 좋겠다"며 이준석 후보가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토론 태도가) 국민들을 대하는 태도"라며 "회피한다고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발뺌하는 방식으로 토론을 할 것 같으면 국민들이 올바른 검증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토론 시간으로 서로 공방을 벌였다. 권 후보가 이준석 후보를 향한 질문 시간 대부분을 본인의 주장에 할애했기 때문이다. 권 후보는 "(2차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캐나다의 TFWP 사례, 그리고 국내산업연수생 제도를 들어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제 차등적용이 ILO 협약 위반을 하지 않고) 가능하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이 제도는 2013년에 폐지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가 "답변하라는 것이냐"고 되물었지만 권영국 후보는 말을 이어갔다. 이준석 후보는 "답변 시간을 주셔야 한다고 하는데 왜 자꾸 그러냐"며 "8초를 남겨놓고 무슨 답변을 하라는 거냐"고 했다. 권영국 후보가 거듭 "답변 하시라"고 하자, 이준석 후보는 "이건 매너가 너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