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부부싸움 안해도 되겠네"…여름 앞두고 몰려든 곳이 [키워드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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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컨슈머인서치 검색량 분석
'음식물처리기' 검색량 매년 봄 증가
7월 검색량 정점…'분쇄건조형' 압도
검색량 중 51%는 '브랜드 없는 검색'
"진입 비용 낮추면 경쟁력 확보 가능"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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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년 차인 30대 신혼부부 A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름철 음식물 쓰레기에 꼬이는 초파리를 걱정해야 했다. 바나나 껍질이나 국물 묻은 찌꺼기 등은 하루만 둬도 냄새가 올라오는 데다 날벌레도 적지 않게 생겼다.

A씨 부부는 상의 끝에 음식물처리기를 장만하기로 하고 제품들을 비교한 뒤 '분쇄건조형'을 선택했다. A씨는 "냄새를 얼마나 잡아주는지, 손이 얼마나 덜 가는지, 한 번에 얼마나 처리하는지 따져보니 분쇄와 건조를 함께 하는 제품을 사게 됐다"며 "음쓰(음식물쓰레기) 때문엔 싸울 일이 없어졌다"고 했다.

국내 음식물처리기 시장을 보면 A씨 같은 구매 과정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여름을 앞둔 매년 봄 소비자들 관심이 집중되고 '분쇄건조형' 음식물처리기를 탐색하는 과정이 검색량 추이를 통해 확인된다.

매년 3~5월 '음처기' 검색량 집중…'분쇄건조형' 압도

20일 한경닷컴과 검색 데이터 플랫폼 컨슈머인서치가 2023년부터 지난달까지 네이버를 활용한 음식물처리기 관련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실제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면 매년 3~5월 음식물처리기 검색량이 늘어나기 시작해 한여름인 7월에 정점을 찍었다. 2024년과 지난해 3~5월 음식물처리기 검색량은 210만~220만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검색량은 111만7076건으로 2년 전보다 13.9%(13만6020건) 증가했다.

봄에 이어 연초에도 연말보다 검색량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를 맞아 가전을 교체하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4년 1~2월 검색량은 120만8880건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엔 132만3161건으로 9.5%(11만4281건) 늘었다.

제품 유형별로는 '분쇄건조형' 검색량이 압도적인 선두를 달렸다. '미생물형' 제품 검색량은 2023년만 해도 분쇄건조형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2024년을 기점으로 소비자들 관심에서 멀어졌다.

지난해 음식물처리기 검색량이 정점을 찍은 7월 기준으로 분쇄건조형은 23만7551건을 기록했다. 미생물형은 10만9809건으로 분쇄건조형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3년 7월엔 미생물형(18만5671건)이 분쇄건조형(15만4580건)을 앞섰지만 2년 만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오히려 분쇄형(10만2449건)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 외에도 건조형·냉장형은 다른 유형에 비해 매년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올해 들어선 이들 유형 검색량은 2000~7000건대로 쪼그라들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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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소용·가정용' 검색량 증가…"넉넉한 용량 선호"

'2024년 4월~2025년 3월'과 '2025년 4월~2026년 3월'을 비교할 경우 전체 검색량은 1년 사이 965만2185건에서 860만7298건으로 줄었다. 다만, 음식물처리기 '구매·관리' 관련 검색량이 35만3113건에서 42만9976건으로 7만6863건 증가했다. 이 가운데 렌탈·보조금·홈쇼핑·가격·가성비 등을 포함한 '가격·구매처 탐색' 관련 검색은 37.9%, 필터·냄새·사후서비스(AS)·푸드클리너·설치 등 '구매 후 관리' 관련 검색은 62.1%를 차지했다.

세부 검색어 추이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 관심사는 고장 걱정보다 유지 비용으로 이동한 흐름이 포착됐다. '냄새' 검색이 차지하는 비중(4%)은 3.1%포인트, AS(3.1%)는 2.5%포인트 빠졌다. 대신 '필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51.8%로 전년보다 10.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기술력과 성능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기본 성능에 대한 불안이 해소된 결과로 읽힌다.

실속형 탐색에 나선 소비자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격·구매처 탐색' 부문에선 렌탈(23.5%), 보조금(9.1%)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 보조금만 놓고 보면 전년보다 검색 비중이 2.7%포인트 확대됐다.

'속성 탐색' 부문(32만2424건)에선 업소용, 가정용 검색량이 모두 늘었다. 같은 기간 '속성 탐색' 관련 검색량에서 업소용은 26.9%, 가정용은 25.9%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각각 13.6%포인트, 3.2%포인트씩 늘었다. '대형'은 4.4%에서 9.1%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컨슈머인서치 관계자는 "지자체의 보조금 지원과 쓰레기 처리 비용 상승으로 자영업자들의 실질적 탐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가정용과 대형 검색 비중이 나란히 증가해 가정 내에서도 넉넉한 용량에 대한 선호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소형 제품에선 소비 추세 변화가 나타났다. '소형·미니' 검색량 비중이 6.2%로 전년보다 3%포인트 감소한 대신 '1인 가구'(2.4%), '자취'(1.2%)가 각각 1.4%포인트, 0.5%포인트씩 증가했다. 1인 가구나 자취를 하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작은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음식물처리기를 탐색하는 추세란 분석이다.

'브랜드 없는' 검색 절반 넘어…시장 구도 '반전' 가능성

음식물처리기를 찾는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에 좌표를 찍지 않은 채 여러 제품을 살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음식물처리기 전체 검색량 중 51%는 브랜드를 포함하지 않은 검색으로 조사됐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쏠림 없이 제품을 탐색한 것이다. 언제든 음식물처리기 시장 내 존재감이 뒤바뀔 수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이어 미닉스가 13%를 차지해 브랜드 중에선 1위를 기록했다. 린클과 스마트카라는 각각 8%, 7%를 차지했는데 이들 브랜드의 경우 2023년만 해도 검색량 선두를 다투다 2024년 들어 미닉스에 밀려났다. 쿠쿠전자는 6%, 휴렉은 5%로 뒤를 이었다.

'분쇄건조형'에선 미닉스가 압도적 비중을 나타냈다. 전체 분쇄건조형 검색량 가운데 55.4%는 미닉스 몫으로 집계됐다. 스마트카라는 30.9%로 미닉스보다 24.5%포인트 낮게 조사됐다. '미생물형'에선 린클이 65.3%를 차지해 압도적인 1위를 나타냈다. 다만 브랜드를 특정하지 않은 검색량도 28.8%에 달해 '대안'을 찾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분쇄형'에선 76%가 브랜드 없는 검색량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시장인 셈이다. 브랜드로는 싱크퓨어가 10.2%, 싱크리더가 8.6%를 차지할 뿐이었다.

소위 '잘 나가는 브랜드'는 공통적으로 '필터' 검색량이 많았다. 미닉스·스마트카라·린클·쿠쿠전자의 속성 검색 1위는 '필터'가 차지했다. 소비자들 선택을 많이 받은 만큼 소모품인 필터 검색량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휴렉의 속성 검색 1위는 '렌탈'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서치 관계자는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시장에서 유명 모델을 활용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신뢰도 확보 전략은 여전히 유효한 마케팅 전략"이라며 "결국 핵심은 비용인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소비자의 초기 진입 비용과 유지·관리 부담을 낮춰주는 전략은 경쟁 우위를 점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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