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문조합관리인 수요는 더 늘어날 겁니다. 사업지에 인센티브를, 전문가에겐 안정적인 업무 환경을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재식 서울 서대문구 연희1구역(드파인 연희) 재개발 전문조합관리인(사진)은 20일 “정부가 전문조합관리인을 주택 공급 해결사로 인식해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리인은 정비업계에서 ‘소방수’로 통한다. 과거 은평구 응암7구역 조합장을 맡아 조합 설립 5년 만에 ‘백련산 힐스테이트’(1106가구)로 탈바꿈시켰다. 일반적으로 변호사나 회계사가 전문조합관리인으로 조합 청산을 돕는 것과 달리 이 관리인은 인허가부터 분양과 시공사 협상까지 사업 전반을 관장한다. 빠른 사업 추진 속도 덕분에 최근 조합원 80%에 가까운 찬성으로 전문관리인 중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그가 맡은 연희1구역은 2008년 조합을 설립했지만 내부 갈등 탓에 15년 동안 사업이 멈춰 섰었다. 일부만 이주한 채 폐허로 남아 주변에선 ‘우범 지대’로 불렸다. 대출 이자만 불어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사업비 보증금 1300억원 중 1000억원이 소진됐다.
2023년 서대문구청이 이 관리인을 선임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4년 가까이 중단됐던 이주를 6개월 만에 끝낸 데 이어 착공과 분양까지 내달렸다. 매일 미이주 가구를 방문해 설득하고 ‘추가 보상금은 없다’는 원칙을 지켜낸 결과다.
공사비 협상과 사업성 개선에도 적극 나섰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기존 1.0대이던 주차대수를 1.47대로 늘리고 단지 설계도 최신 트렌드에 맞게 바꿨다”며 “공사비 협상도 1개월여 만에 마무리해 시간과 사업비를 아낄 수 있었다”고 했다.
SK에코플랜트가 시공을 맡은 이 단지는 지난 1월 일반분양에서 최고 66.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분양 가구 일부를 고층에 배정하는 등 상품성을 높인 결과다. 이 관리인은 “처음에는 ‘조합원도 아닌 사람이 자기 일처럼 하겠느냐’는 걱정이 있었지만 이제는 전문가의 말을 믿는다”며 “지자체 역시 빠른 주택 공급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리인은 “관리인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연임과 처우, 권한 등을 제도적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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