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장과 회복’ 키워드… 오늘 10여분 영상 출마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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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국회서 공약기조 등 비전 발표식
캠프 선대위장 윤호중-총괄본부장 강훈식
김동연 공항서 출사표, 김부겸 불출마

의사봉 넘겨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의사봉을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에게 넘기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의사봉 넘겨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해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의사봉을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에게 넘기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위대한 대한민국을 향한 새로운 길, 여러분과 함께 걷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9일 지난해 8월 취임한 당 대표직을 8개월 만에 내려놓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10일 ‘성장과 회복’을 주요 키워드로 내걸고 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날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와 특별당규준비위원회도 구성하며 본격적인 대선 체제에 돌입했다.

● 이재명 “당원이 나를 지켜주셨다”

이 대표는 이날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당원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당의 문화가 많이 바뀐 것 같다”며 “‘민주 없는 민주당’이라는 비난을 과거에는 좀 들었는데, 요즘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 당원들이 당의 중심이 된 진정한 민주적 정당, 민주당이 되어 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당원들께서 당을 지켜주셨고, 또 저를 지켜주셨다”고 했다. 이번 경선이 기존대로 ‘권리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당원의 힘’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후폭풍을 언급하며 “빠른 시간 내에 이겨낼 것”이라며 “저도 그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광주 5·18민주화운동 당시에 군과 경찰이 철수를 하고 나니 절도 사건, 폭력 사건 하나 없는 완벽한 공동체가 열흘 동안 이어졌다”며 “(지금) 우리가 겪는 이 어려움도, 국민들께서 과거의 그 역경을 이겨낸 위대한 DNA를 발휘해서, 빠른 시간 내에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미리 녹화한 10여 분 분량의 영상을 10일 이 대표 유튜브 채널 등에 공개하고 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국민에게 직접 호소한다는 차원에서 출마 메시지를 영상으로 기획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11일엔 국회에서 ‘민생 우선’이라는 캠프 기조와 인선 콘셉트를 설명하는 비전 발표식도 열 예정이다.

이 대표 경선 캠프의 주요직은 이 대표와 가까우면서도 친명(친이재명)계 색채가 옅은 인물들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대책위원장에는 5선 윤호중 의원이, 총괄본부장에는 3선 강훈식 의원이 내정됐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한병도·박수현 의원 등도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은 ‘PI(President Identity·대통령상)’로 ‘민생’과 ‘실용’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은 합니다’ 등의 슬로건이 이 대표의 공격적인 이미지를 부각해 표에 도움이 안 됐다는 판단 아래 새 이미지 구축에 나선 것.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미국발 통상 위기 대응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실용주의적 협상가의 면모를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 비명계도 속속 출마… 경선 룰 갈등 조짐

민주당은 이날 당 경선룰과 일정 등을 관리하는 특별당규준비위원장과 선관위원장에 각각 중립 성향인 4선의 이춘석 의원과 4선 친명계 박범계 의원을 임명했다. 앞으로 일주일 내에 당 경선 룰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대표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현행 ‘국민선거인단 경선룰’을 ‘완전국민경선룰(오픈프라이머리)’로 바꿔 달라”는 비명(비이재명)계의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연
비명계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관세 대응을 위한 미국 방문길에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권 교체만으로는 안 된다. 정권 교체, 그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았던 이력을 강조하며 “아침에 문 전 대통령과 통화했는데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했다. 이 대표를 겨냥해 “저는 포퓰리즘 사이다 발언도 할 줄 모른다. 정직하고 당당한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다.

앞서 오픈프라이머리 경선룰 도입을 요구했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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