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부산·울산·경남 지역 공약을 18일 발표했다.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시키는 등 해당 지역을 ‘해양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서 “부산, 울산, 경남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중심이자 수출 강국 대한민국의 심장이었다”면서 “하지만 성장 신화를 주도했던 동남권은 중대한 기로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울경의 제조업, 항만은 대한민국의 회복과 성장을 이끌 핵심 자산”이라고 했다. 이어 “북극항로 개척, 대륙철도 연결을 통해 30분대 생활권을 구축해 글로벌 물류와 산업 중심의 해양 수도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그는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를 통해 조선, 물류, 북그항로 개척 등 첨단 해양산업 정책의 집행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또 “국내외 해운·물류 대기업 본사와 연구개발(R&D)센터를 유치해 해양 클러스터를 조성해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본사는 서울 여의도에 있지만, 부산에서는 본사를 부산으로 옮겨야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 후보는 “해운·물류 관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고 해사 전문법원도 신설해 해양강국의 기반을 다지겠다”며 “지역 전략산업, 소부장 제조기업, 스타트업 등에 성장 단계별 맞춤형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했다. 또 “부산을 청년이 모이고, 세계가 주목하는 e-스포츠 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고도 했다.
두번째로 이 후보는 “부울경을 육·해·공 ‘트라이포트’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며 “북극항로라는 새로운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쇄빙선 등 전용 선박 건조를 지원하고, 극지 해기사 등 전문 인력도 신속히 양성하겠다”고 했다.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배가 오갈 수 있는 북극항로는 ‘얼음 위의 실크로드’로 주목받는다. 이 후보는 지난달 6일에도 부산 민심을 잡기 위해 부산항만공사를 찾아 ‘북극항로 개척’과 관련한 간담회를 했다.
세 번째로 이 후보는 울산을 “자동차·석유화학·조선 산업을 글로벌 친환경 미래산업 선도주자로 키우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2040년 목표인) 친환경 미래차 전환 시점을 앞당기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전기차, 수소차 인프라를 전국으로 확충하겠다”고도 했다. 업황이 크게 꺾인 석유화학 산업을 재도약시키기 위해 뒷받침하겠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울산에는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롯데케미칼,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주력 대기업의 생산 거점이 많다.
네 번째로 이 후보는 “경남을 우주·항공·방산, 스마트 조선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전통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제조 특화 AI 모델과 플랫폼을 개발하고, AI 기반 스마트 공장을 확산하겠다”며 “중소기업이 AI를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중소형 조선사에 관한 지원도 언급했다. 그는 “고부가가치, 특수선박의 설계·건조 역량을 높이고, 중소형 조선소에는 선박금융 지원을 확대해 글로벌 강소 조선사로 성장을 돕겠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