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제 양극화로 사회 갈등…집권시 국가 차원 투자”

1 week ago 8

대선 출마 영상서 첨단 과학기술 투자 강조
내일 비전 선포식서 구체적 공약 제시 예정
영호남 해안 ‘제조업 U벨트 규제완화’ 구상도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을 찾은 시민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2025.4.10 뉴스1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을 찾은 시민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2025.4.10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경제 성장과 국민 안전, 실용 외교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현재 극심한 사회적 갈등의 핵심 원인은 경제적 양극화라고 지적하면서 정부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민간 영역만으론 제대로 유지, 발전되기 어려워 정부 영역의 역할이 중요한데 거의 3년 동안 정부는 경제를 방치해 뒀다”며 집권 시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투자에 나서겠다고 했다.

● “R&D, 스타트업과 벤처 대규모 투자”

이 전 대표는 이날 공개한 대선 출마 영상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의 상태”라고 했다. 그는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문제는 과학기술의 수준이 너무 높아져 개별 기업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 대대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스타트업이나 벤처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그렇게 하면 다시 또 살아날 수 있다.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말한 정부 주도 성장은 국부펀드로 한국판 엔비디아를 키우겠다는 이 전 대표의 정책 구상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50조 원 규모의 국민참여형 펀드를 조성해 첨단 전략산업에 투자한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실패를 각오한 장기 투자가 필수인 첨단 전략산업에 국민의 자산을 끌어들이는 데 대한 위험성과 함께 첨단 산업 육성 전략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교 분야에서는 ‘실용 외교’를 제시했다. 그는 “한미 동맹도 중요하고 한미일 협력관계도 중요하지만, 일관된 원칙은 ‘대한민국 국익 최우선’”이라며 “경쟁할 영역은 경쟁하고, 협력할 영역은 협력하고, 갈등이 있는 영역은 잘 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 비전 선포식을 열고 보다 구체적인 비전과 공약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본선에 대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준비된 대통령의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다”고 했다.

● 李 ‘남부 U벨트’ 개발 공약 추진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TV를 통해 나오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2025.4.10 뉴스1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TV를 통해 나오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2025.4.10 뉴스1
이 전 대표 측은 영호남 균형 발전의 일환으로 남부지역 ‘U벨트 발전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대표 측 경제 공약 싱크탱크 중 하나인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미래성장위)는 영호남 일대 해안가 일대에 U자 형태로 구성된 제조업 벨트를 규제 완화 및 세제·재정 지원 등을 통해 육성하는 방안을 최근 이 전 대표 측에 보고했다.

새만금·군산(배터리), 나주(에너지), 광양·여수·순천(석유화학), 창원(기계), 부산·울산·포항·거제(조선) 등 지역별 기존 주력 산업을 재활성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들 지역은 이미 경제자유구역 또는 혁신도시로 지정돼 있어 도로와 수도, 전기 등 인프라는 갖췄지만 수도권과 거리가 멀어 기업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래성장위는 해당 지역에 진출하는 기업에 규제를 전방위로 풀어주는 ‘메가샌드박스’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는 관련 산업 규제만 완화해주는 방식이었다면 보건, 교육, 교통 등 생활 여건 관련 규제를 대폭 풀어 기업과 관련 인력 유치를 병행하겠다는 계산이다. 해외 전문 인력 유입이 예상되는 조선업 단지에는 교육 관련 규제를 풀어 국제학교를 짓고, 외국인 근로자가 자녀와 함께 이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이 전 대표는 20대 대선을 앞두고도 영호남과 제주를 묶은 남부권을 ‘남부수도권’으로 칭하고 초광역 단일경제권으로 만들어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U벨트’ 공약은 보다 산업에 초점을 맞춰 영호남 균형 발전을 추진한다는 그림이다. 이 전 대표는 앞서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분권과 균형 발전”이라며 “수도권 일극 체제가 갖는 근본적 문제, 특히 지방 소외 문제는 국가 생존 문제”라고 지역 균형 발전을 주요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