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측 “구미시장 상대 손해배상 소송…정치적 언행 하지 마라 강요”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서 언론브리핑
원고 102명, 손해배상 청구액 2억5천만
“정치적 언행 안 하겠다는 서약서 강요”
“헌법소원 준비, 명예훼손 증거 수집 중”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가수 이승환의 법적대리인 임재성 변호사가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승환은 지난해 12월 35주년 콘서트 ‘헤븐(HEAVEN)’의 공연이 예정돼 있던 구미시문화예술회관의 사용허가를 부당하게 취소한 구미시장 김장호와 구미시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승환은 구미 공연 예매자 100명에 한정해 이번 소송 위임계약도 체결했다. 2025.01.22 뉴시스

가수 이승환씨가 35주년 콘서트 ‘헤븐(HEAVEN)’ 취소와 관련 구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해마루 임재성 변호사는 22일 오전 11시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동관 앞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구미시문화예술회관의 사용 허가를 부당하게 취소한 김장호 구미시장과 구미시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사람은 이씨, 기획사 드림팩토리클럽, 콘서트를 예매했던 사람들로 총 102명이다. 피고는 김 시장과 구미시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2억5000만원이다.

임 변호사는 “이 소송은 단순히 콘서트를 취소당한 아티스트와 연출한 기획사뿐만 아니라 콘서트를 예매해 성탄절에 보려고 기대했으나 모두 취소된 100여 명의 공연 예매자들이 함께한다”고 설명했다.

피고에 대해서는 “특수성은 구미시가 아닌 구미시장 개인을 첫 피고로 잡았다는 것”이라며 “김 시장이 사용 허가를 취소하고 이씨에게 부당한 서약서를 강요하는 행위가 단순한 과실이 아니라 고의 혹은 중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사용 허가가 취소되는 과정들, 부당 서약서가 강요되는 과정들은 구미 공무원에 의한 불법행위였다”며 “국가배상법에 따라서 구미시 소속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는 구미시라는 지자체가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

이씨 측이 주장하는 불법행위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김 시장이 지난 달 20일 이씨와 기획사 대표 2명에게 정치적 언행과 정치적 오해를 살 행동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강요한 행위다. 두 번째는 지난 달 23일 이미 받았던 사용 허가 처분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행위다.

임 변호사는 손배배상 청구액과 관련해 “이씨는 정신적 고통의 위자료로써 1억원, 드림팩토리클럽은 연출을 못 해 발생한 금전적 손해에 더해서 명예와 신용이 훼손된 비금전적 손해까지 1억원으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또 “공연을 예매했으나 이틀 전 일방적으로 취소당한 공연 예매자들의 정신적 고통은 각각 50만원으로 구성했다”며 “2억5000만원을 피고들이 공동으로 책임져야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헌법소원도 준비 중이다. 임 변호사는 “행정청이 예술가에게 정치적 오해를 살 언행을 하지 말라고 서약서에 서명해라, 그렇지 않으면 공연을 취소하겠다는 행위가 헌법상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이런 것들이 재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헌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씨를 향한 명예훼손, 모욕에 대한 법적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가수 이승환씨를 둘러싼 많은 논쟁, 비판 더 나아가서는 비난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모욕들이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사상의 고소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할 수 있기 때문에 민사상의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하고, 예비 단계로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미시는 지난 달 25일 예정됐던 이씨의 콘서트를 이틀 앞두고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했다.

이에 대해 임 변호사는 “구미시가 이야기하는 안전상의 위협은 세 가지로, 지난해 12월19일 집회, 20일 집회가 있었고 25일에 집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은 집회”라며 “앞 2개 집회가 구미시라는 공공기관이 행정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는지 확인했는데 19일 집회는 전혀 그런 규모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어 “최소한 이 소송을 통해서 우리는 어떠한 공연과 표현이 존재하고 이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두 가지를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하고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어느 정도까지 해야 되는지 기준을 세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