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와 이방인[정덕현의 그 영화 이 대사]〈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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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 씨가 눈물을 흘리는 걸 보셨습니까?” ―프랑수아 오종 ‘이방인’ 알베르 카뮈의 1942년 문제작 ‘이방인’이 흑백영화로 재탄생했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우리가 상상으로 막연히 그렸던 ‘이방인’의 부조리한 세계에 뼈와 살을 붙였다. 카뮈는 작열하는 태양 때문에 아랍인을 죽인 일로 법정에 서게 된 뫼르소라는 이방인을 통해,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자를 한 사회가 얼마나 위협적으로 느끼는가를 그렸다. 뫼르소(뱅자맹 부아쟁 분)는 아랍 청년을 살해한 일로 법정에 서지만, 그가 사형 판결을 받는 결정적인 이유는 엉뚱하게도 어머니의 죽음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다. “뫼르소 씨가 눈물을 흘리는 걸 보셨습니까?” 법정의 그런 질문 앞에 뫼르소는 자신에게 유리한 변호나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애써 인간의 논리나 의미를 만들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이방인은 이 사회에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 사회가 구축한 의미의 세계를 부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소설에서는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영화는 1940년대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갈등을 전면에 꺼내놓는다. 한 공간에서 살아가지만 프랑스인들과 알제리인들은 문화, 종교, 그리고 언어적으로도 분리돼 있다. 그들 모두 삶과 죽음을 겪는 똑같은 사람이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체계에 의해 나뉘어 서로에 대한 혐오를 드러낸다. 프랑스인들과 알제리인들은 그런 점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이방인이다. 왜 오종 감독은 이 지점을 부각시켰을까.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민자 문제 역시 ‘이방인’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나와 다르다고 선을 긋고 위협적인 존재라 여기며 배척하는 ‘이방인’의 시선. 그건 아마도 알제리에서 태어난 프랑스인이었던 카뮈 역시 두 개의 문화권 사이에서 느꼈던 시선이었을 것이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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