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남은 과제 3가지…가장 민감한 것은 역시 '돈 문제'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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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2번째 내각회의를 개최했다. /사진=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2번째 내각회의를 개최했다. /사진=AP

미국과 이란 양측의 밀고 당기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양측이 협정 체결에 한 발짝씩 다가서고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초에 주장했던 대로 조만간, 오늘 밤 바로 협정이 타결되고 이렇게 보기는 조금 이른 상태이고요. 그러나 서로 간에 협정을 타결지어야 하는 상황이 다가왔다는 인식은 분명해 보입니다.

남은 쟁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언제 어떤식으로 파괴 혹은 희석할 것인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미국이 가져와야 한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이란 내 혹은 제3의 장소에서 파괴할 수도 있다는 쪽으로 한발 물러섰습니다.

또 이란은 농축 우라늄을 폐기하거나 희석하겠다는 것, 향후 일정 기간 통제를 받겠다는 것에는 동의한 듯이 보입니다. 일단 명시적으로 미국의 발언을 반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협상의 진전을 보여주는 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오늘 오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각회의를 백악관에서 개최했는데요. 지금까지의 협상에 만족할 수 없다면서 농축 우라늄을 중국이나 러시아에 넘길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옮기자, 혹은 파괴하자 까진 동의했지만 그 방식에 이견이 있는 정도입니다.

둘째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입니다. 양측이 지금까지 합의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을 열자는 것, 그리고 통행량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리자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란이 이 해협을 전쟁 이전 상태로 완전히 되돌리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통제권을 갖겠다고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란 국영방송이 어제 보도한 협정 초안에도 그런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백악관은 즉각 부인했습니다.

이란은 지난 번처럼 선박당 200만달러, 약 30억원씩 받는 그런 통행료를 주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해협이 자신들의 통제 하에 있어야 하며, 보안 유지를 하는 대신 소정의 수수료는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금액은 작아지겠지만, 국제 수로의 자유로운 항행과는 다른 상태입니다. 단적으로 이란이 말하는 상태에서는 유조선 같은 상선은 통행할 수 있지만 미 군함이나 이스라엘 국적 선박은 드나들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서 미국의 입장은, 금액이 문제가 아니고 이란의 통제 상태 자체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내각회의에서 “모든 국가가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며 국제 규정상 아무도 통제할 수 없다. 우리가 감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 번째는 이란이 실질적으로 굉장히 민감하게 추구하고 있는 '돈 문제'입니다. 이란은 지난 월요일 미국과 교전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 장소에서 교전 이야기를 꺼내거나, 희생당한 병사들을 기리는 일을 하지도 않은 채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란이 지금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최대 1000억달러에 달하는 동결된 해외 자산입니다. 이 중에서 240억달러를 풀어달라고 하고 있고요. 그 중에서 절반을 먼저 풀어주면 자신들도 협상에서 더 진전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 돈 중에 상당부분은 과거 우리가 이란산 원유를 산 대금인데요. 현재는 카타르에 묶여 있습니다. 그래서 이란 협상단이 카타르에 가서 어제까지 협상을 하고 온 것입니다.

카타르를 비롯한 중재국들은 이 부분에서 이란의 입장을 좀 반영해 주는 쪽으로 이야기를 하는 중입니다만,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서도 “우리가 계속 돈을 통제할 것”이라면서 그들이 하는 걸 봐서 돌려주겠다는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농축우라늄 포기만으로 제재 해제를 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미국은 우라늄 문제에 대한 이란의 입장 진전을 환영하면서도 해협 통제권을 줄 수 없고, 동결자산 해제도 쉽게 내주지 않으려는 중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동결자산에 대한 일정 권리는 협상 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계적으로 풀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는 향후 다른 국제수로의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끝까지 서로 치열하게 주고 받을 여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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