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홍 칼럼]보수 회생하려면 尹 축출하고 김건희 사법처리 선도해야

4 days ago 8

사저정치 몽상 尹과 기웃대는 국힘 중진들
정권 헌납 이어 보수 미래까지 망칠 작태
국힘, 尹 제명하고 김건희 특검법 선제 발의로
尹 부부와 단절해야만 대선과 미래 기약 가능

이기홍 대기자

이기홍 대기자
스타 연예인들의 급작스러운 추락이 잇따른다. 마약이나 음주운전 전력에 발목 잡혀 목숨을 끊는 젊은 연예인들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한국은 공인(公人)이나 유명인에게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집요하게 따지는 사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예외가 있으니 바로 정치인이고, 특히 이재명 전 대표다. 연예인들에게 들이댄 잣대의 100분의 1만 적용해도 그는 대중 앞에 설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 전 대표가 형수에게 한 것 같은 수준의 저열한 표현을 직접은 물론 3류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도 접해 본 적이 없다.

바람피우는 사람들을 보긴 했지만, 총각 행세로 상대를 속인 것으로도 모자라 상대를 정신병자(허언증)로 몰아붙이는 수준의 뻔뻔함을 본 기억도 없다.

대통령은커녕 말단 공직도 맡길 수 없는 수준의 ‘인성 기록’을 지닌 사람이 대통령의 문턱까지 왔다. 그것도 건국 이래 전무후무한 절대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입지다.

기막힌 기적을 가능케 한 것은 100% 윤석열 김건희 부부의 공로다. 부인이 온갖 스캔들과 국정 개입으로 국회 192석을 헌납하더니, 남편은 계엄령으로 정권을 반납했다. 그런데도 정작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자신들의 잘못이 얼마나 큰지 깨닫지 못한다.

김 여사는 최근에도 “밖의(거리 시위의) 저 많은 사람들이 다 우리 편인데 뭐 기죽을 게 있느냐”고 했다고 한다.

착각의 세계다. 원균이 아무리 이순신을 모함하고 형편없는 지휘로 아군에 손실을 끼쳤어도, 백성들은 왜군과 전투가 벌어지면 그래도 원균의 승리를 기원한다. 여론조사들에서 탄핵에 반대한 30~45%도 그런 심정이었을 뿐이다.

윤 전 대통령은 건국 이래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진영에 가장 큰 폐해를 끼친 보수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원균이 침몰시킨 건 아군 전선(戰船) 수십 척이지만, 윤석열은 보수 정권 자체를 침몰시켰다.

이재명의 죄과가 더 큰데 왜 윤석열을 비판하느냐는 일부의 항변은 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놔두고 원균을 비판하느냐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도요토미는 격퇴의 대상이지, 찬반 지지 여부를 논할 대상이 아니다.

더 한심스러운 것은 아직도 부스러기 몇 조각 얻어먹으려고 윤 주변을 기웃대는 국힘 지도부와 중진 정치인들이다. 그런 행태가 이어지면 국힘은 대선 승리는 커녕 영원히 역사에서 윤석열 부부와 똑같이 취급받게 될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밥그릇에만 골몰하는 동안 절체절명의 위기는 다가오고 있다. 만약 이재명 정권이 들어서면 헌정 이래 유례없는 권력 독점 시대가 열린다. 1987년 이래 여당이 소수정당의 저항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5분의3 의석(패스트트랙 요건) 이상을 차지한 것은 문재인 정권 말기(180석) 뿐이었다. 그때는 코로나 사태와 경제실정(失政), 곧 다가올 대선을 의식해야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노란봉투법을 비롯해 지난 3년간 거부권 행사로 저지된 숱한 좌파 법안들이 다 실행될 수 있다. 80년대식 낡은 착취-피착취 패러다임에 젖어 있고, 의회민주주의의 요체인 숙의민주주의에 대해선 개념도 모른 채, 국회 입법을 요구르트 자동 제조기 정도로 여기는 민주당 강성 의원들에 의해 얼마나 놀라운 법안들이 만들어질지 상상해보라.

이재명 전 대표는 벌써부터 ‘내란 적폐 청산’을 외치기 시작했다. 좌파진영 특유의 정략적이고 약탈적인 프레임 공세다. 그런데 적폐 청산 자체에는 국민 다수가 피로감을 느끼지만, 김건희 청산이 포함되면 국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국민 다수는 김건희 논란의 완전한 해결을 원한다. 김 여사의 유무죄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지 않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국민들은 대통령 부인이든 누구든 특혜 특권 없이 엄정하고 공정한 사법 절차를 거쳐 유무죄가 가려져 만약 결백함이 입증되면 명예를 회복하고, 유죄가 드러나면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고 있다.

이재명은 이런 국민 상식을 악용해 김건희를 빌미로 한 내란 청산으로 보수진영을 난도질할 것이다. 문재인표 적폐 청산이 망치질이었다면 이재명표는 도끼질이 될 것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 사법 처리에 실제로는 속도를 내지 않은 채, ‘김건희가 여전히 사법정의의 성역에 머무는 특권을 누리는데 그 비호 세력이 바로 국힘’이라는 프레임을 대선 투표일까지 끌고 가려 할 것이다. 국민 분노의 표적 좌표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걸 깨야 한다. 국힘은 김건희 관련 주요 의혹을 철저히 규명할 수 있는 특검법을 하루빨리 내놓고 주도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사저정치를 꿈꾸는 듯한데 위험한 몽상이다. 내란죄는 유무죄 다툼의 여지가 크지만 계엄법 위반 등은 빠져나가기 어렵다.

국힘은 그를 하루빨리 제명시켜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 국힘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소금 가마니를 멘 채 강물로 들어가는 꼴이 된다. 국힘 대선 후보는 윤 부부 사면은 없을 것임을 선제적으로 약속해야 한다.

윤 부부와의 완전한 단절은 보수 통합은 물론이고 중도와 합리적 온건 진보까지 아우르는 반(反)이재명 연합전선 구축을 위한 기초 작업이다. 조직과 구도는 그렇게 반이재명 기치로 묶되, 후보는 경제와 외교에 집중해야 한다. 지난 미국 대선때 해리스는 트럼프 비판만 외치고 트럼프는 정책을 외쳤던 결과를 유념해야 한다.

IMF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가 올 수 있는 현 상황은 좌파 포퓰리스트가 국민을 현혹하기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국민은 경제 외교 격랑을 헤쳐 나갈 실력을 따져볼 것이다. 보수는 건국과 산업화 경제 발전의 주역이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진은 피할 수 없지만 정치판의 예고된 지진은 전략적으로 대처하면 피할 수 있다. 2021년 6월 국힘 당 대표 경선에서의 전략적 선택처럼 이번에도 당원과 국민의 집단 지성이 창출하는 내부 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기홍 칼럼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 광화문에서

    광화문에서

  • 횡설수설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이기홍 대기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