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체 무슨 냄새야…제주 해수욕장 '수상한 악취'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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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제주 대표 해수욕장 중 한 곳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7일 오전 이호해수욕장에는 전날에 이어 엄청난 양의 미역 더미가 또다시 밀려왔다. 얕은 바다에 떠다니던 미역 더미가 거센 파도를 타고 백사장으로 올라온 것이다.

제주시 소속 바다환경지킴이와 공공근로자 20여 명은 오전 8시부터 쓰레기 포대 수백개 가지고 미역 수거에 나섰다. 떠밀려온 미역의 양이 막대해 트랙터가 동원됐지만, 트랙터가 작업에 적합지 않아 결국 사람 손으로 미역을 포대에 담아 치우는 작업이 이어졌다.

전날 떠밀려온 미역의 양만 무려 20t(톤) 가량으로 폐사한 미역을 담은 포대를 실은 1t 트럭은 30회 이상 이 쓰레기 집하장을 오갔다.

바다환경지킴이 등이 폐사한 미역 더미를 치우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동안 해변을 찾은 관광객과 시민은 수거 작업 현장을 피해 다녀야 했다. 미역이 부패하기 시작하면서 악취와 함께 해충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박재범 바다지킴이 작업반장은 "3년 동안 여기서 지킴이 활동을 했지만, 미역이 이렇게나 어마어마하게 떠밀려온 건 처음 본다"라며 "치우는 중에도 계속해서 밀려들고 있다"라고 했다.

미역이 대량으로 바닷가로 떠밀려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수십t에 달하는 미역이 백사장으로 떠밀려 온 이유를 놓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관도 조사에 나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께부터 이어진 거센 풍랑으로 바위에 붙어 있던 미역이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형철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연구사는 "최근 떠밀려온 미역은 지난해 12월께부터 자라기 시작했던 것"이라며 "미역의 밑동을 포함한 전체적 상태가 좋은 것으로 볼 때 최근 4.5m에 달하는 강한 파도가 수일간 몰아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힘에 영향을 받아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강 연구사는 "단년생인 미역은 수온이 17도 가량일 때 포자 방출을 시작해 확산한 뒤 여름을 거치는 동안 휴면 상태에 있다가 지난해 12월께 발아해 최근까지 성장에 적합한 수온이 유지되면서 왕성하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얕은 수심에 있거나 떠밀려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미역은 섭취가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좋다"라면서도 "떠밀려온 미역을 먹는 것은 상태를 보고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은 당분간 미역이 이호해수욕장으로 추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정확한 미역 유입량과 자세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서 조사 진행 중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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