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월급으로 되겠니"…이재명 후보 직장인들 만나 한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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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월급으로 되겠니"…이 후보 직장인들 만나 한 말은?

"이 월급으로 되겠니."

30일 저녁 7시 서울 구로동 A스튜디오. 직장인들이 '월급'을 가장 큰 고민으로 꼽자 이 자리에 모인 20~40대 직장인 다섯 명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월급 빼고 물가, 세금 모두 오르는 듯하다는 데 공감한다는 의미였다. 이날 A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슬기로운 퇴근 생활'이란 제목의 간담회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퇴근 후의 삶, 정년, 일 가정 양립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들이 종사하는 분야는 금융업, 출판업, 영업직, 정보통신(IT), 기업 인수합병(M&A)으로 다양했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

간담회는 가벼운 주제로 시작됐다. "요즘 하루 중 제일 고민되는 게 뭐냐"는 질문에 IT서비스 기획자 이예지 씨(여·20대)는 "점심 메뉴요"라고 답했다.

분위기는 곧 어두워졌다. 사회를 맡은 강유정 대변인이 직장인들이 즐겨 먹는 세 가지 메뉴 중 하나인 '백반정식'이 적힌 스티커를 떼자 "이 월급으로 되겠니"라는 질문이 등장했다. 이 씨는 "친구들끼리 맨날 말한다. 이 월급으로 언제 집을 사나, 언제 결혼하나"라며 운을 뗐다. 출판사에 다닌다는 구명진 씨(여·40대)는 "요즘은 SNS만 들어가도 부업 광고가 넘쳐난다. 어떻게든 부족한 월급을 채우려는 시도"라고 거들었다.

20대 직장들은 특히 서울에 몰린 일자리, 주거비 부담, 아이 낳기 두려운 현실 등을 짚었다. 신수용 씨(남·20대)는 "좋은 대우를 해주는 기업들이 수도권에 포진돼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 사람이 몰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생겨서 (낮은) 출생률로도 연결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융업계 종사자 박주순 씨(남·40대)는 "자산 가치가 급상승하다보니 사회 초년생들 사이에서 월급으로 집을 살 수 없다는 절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기금 확대 시사

30일 직장인들과 만난 이재명 후보. / 사진=연합뉴스

30일 직장인들과 만난 이재명 후보. / 사진=연합뉴스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대부분의 시간을 말하기보다 경청했다. 그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국민의 대리인이 하는 일인 만큼, 주권자인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직접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대위 출범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직장인 간담회를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후보는 간담회 내내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받아적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은퇴 후 삶에 대한 불안도 공유됐다. 이 씨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연금 계좌처럼 절세 혜택을 준다던 상품들이 정책 변화로 갑자기 과세 대상이 되면, 도대체 뭘 믿고 장기 투자를 하느냐는 의문이 든다”며 “제도에 대한 공부도 어렵고, 책임은 전부 개인에게 돌아오는 구조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퇴직연금을 공적 기금화하고 운용 효율을 높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물가 상승률도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연금 수준으로 수익률 올려주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단순한 적립 중심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운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과로하는 문화에 대해선 참석자들이 대체로 "요새는 문화가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박 씨는 "요새는 소위 꼰대 문화는 없지만 주말이나 야간에 연락이 오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구 씨는 "퇴근 후에는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가야 해 사실 퇴근보다는 또 다른 출근인 느낌"이라며 "사실 회사에 앉아 있는 게 더 편할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 후보는 “과거처럼 긴 노동시간이 생산성을 담보하지 않는 시대”라며 "AI 시대에는 창의성과 효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시간을 줄이고 집에 와서 양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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