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사저 압수수색]
“취임식 한달 전부터 4개월 걸쳐… 직무관련 배우자에 선물” 영장 적시
청탁 성사됐다면 뇌물죄 등 가능성… 金, 명태균-권오수 등 취임식 초청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영장에는 전 씨가 2022년 4월부터 8월까지 ‘공직자(윤 전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윤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 통일교 전 고위 간부 윤모 씨를 초청해 달라는 청탁이 오갔다는 내용이다. 윤 전 대통령 취임식은 2022년 5월 10일 열렸는데, 한 달 전부터 취임식 참석을 둘러싼 청탁이 이뤄졌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윤 씨가 실제로 취임식에 참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검찰은 윤 씨가 전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 명품백, 인삼 등을 선물로 주려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선물의 목적 중 하나가 ‘취임식 초청’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실제 이러한 청탁이 성사됐다면 김 여사에게 알선수재 뇌물죄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무원이 아닐지라도 공무원처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김 여사)이 ‘공무원의 직무에 관해’ 알선하고 금품을 받은 경우 알선수재죄가 적용된다. 이때 검찰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구형할 수 있다.
김 여사와 대통령 취임식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공개된 김 여사 초청 취임식 참석자 명단에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도 있었다. 당시 명 씨의 직함은 미래한국연구소 회장이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그의 아내, 아들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당시 권 전 회장은 재판 일정 때문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아들과 부인은 참석했다. 권 전 회장은 지난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됐고, 검찰은 김 여사의 연루 의혹에 대해 최근 재수사를 결정했다.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불법 공사 의혹이 일었던 김태영 21그램 대표, 김 여사의 논문을 대필했다는 의혹을 받은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 등도 김 여사에게 취임식 초청을 받았다. 이 중 김 대표는 한남동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낸 업체의 대표다. 김 대표의 회사는 대통령 취임식 15일 뒤인 2022년 5월 25일 해당 공사를 12억2400만 원에 수주했다. 초청자 명단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자 당시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는 “명단을 파기했다” “일부 남아 있다” 등 해명을 거듭하다 취임식 참석자 명단 일부를 공개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초청한 이들의 명단은 비공개로 남았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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