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한발 물러선 정부…'실손보험 개혁'도 표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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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정부가 의료 정상화를 위해 의대 모집정원 동결 카드까지 꺼내면서 실손보험개혁안도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개혁안은 도수치료와 같은 비급여 항목의 본인부담률을 대폭 인상해 보험료 인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의료계의 강한 반발이 정치권으로까지 확산하면서 개혁 추진 동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대한의사협회 실손보험대책위원회는 이달 13일 국회에서 ‘정부의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는 이 자리에서 의협은 정부 개혁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월 9일 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 개혁안을 발표했다. 기존 실손보험은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해왔지만 과잉진료와 의료 쇼핑으로 보험금 지급이 급증하면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백내장 수술,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이 보험금 지급 상위권을 차지하며 논란이 됐다.

이에 따라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로 지정하고 본인 부담률을 기존 20%에서 90% 이상으로 대폭 상향하는 개혁안을 마련했다. 예를 들어 도수치료 1회 비용(10만원) 중 환자가 9만 5000원을 부담하고 실손보험에서 보전하는 금액은 5000원에 불과하다. 금융위는 “본인 부담률을 높이면 불필요한 치료가 줄고 보험료 인상 압박도 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개혁안이 비급여 항목에 대한 의료 접근성을 사실상 제한하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의료계와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의대 모집정원 동결을 결정하는 등 의료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실손보험 개혁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탄핵 정국 속에서 의료계의 반발이 정치권으로 확산하며 개혁안 추진 동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개혁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치 일정과 관계없이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크다”며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되든 개혁안은 추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개혁안이 시행되면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120%에서 80% 이하로 낮아져 보험료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험료 인하 효과가 체감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인하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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