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민, 28일 한화전 경기 종료 후 은퇴식 진행
이승호·조동화·채병용·박재상·박정권 등 영상편지
“인천은 고향 같은 곳…5번의 우승은 나의 자부심”
선수 인생의 마무리를 함께 해준 동료들과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의 환호에 그는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강민은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은퇴식을 치렀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행복한 은퇴식이 됐으면 좋겠다. (눈물이 많지만) 최대한 참아볼 것”이라고 다짐했던 김강민의 노력은 팬들의 응원 소리 앞에 결국 물거품이 됐다.이날 그라운드를 밟은 김강민은 내내 울컥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경기 시작 직전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로 이름을 올리며 1번 타자 중견수로 경기장에 들어간 그는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선수로서 김강민의 마지막 모습에 많은 팬들도 눈물을 흘렸다.
경기 전 등장 당시 힘겹게 눈물을 참았던 김강민은 은퇴식에선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이날 은퇴식은 구단에서 준비한 헌정 영상을 재생하며 시작했다. 영상 속엔 김강민의 20여 년간의 활약상이 모두 담겼다.영상 상영이 종료된 뒤 타석에 들어선 김강민은 2022년 한국시리즈 5차전 끝내기 홈런 퍼포먼스를 재연했다.
김강민은 불꽃 폭죽으로 이어지는 홈런을 터트리며 베이스를 돌았고, 팬들은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열띤 환호를 보냈다.
동료들은 홈에서 그를 환영했고, 만원 관중은 그의 응원가를 크게 불렀다.
추신수 SSG 구단주 보좌역은 그를 뜨겁게 끌어안으며 선수 인생 마지막을 맞은 김강민을 격려했다.
이어 김강민과 함께 SK 왕조를 구축했던 이승호·조동화 SSG 코치, 채병용 청운대 코치, 박재상 한화 2군 코치, 박정권 SSG 2군 감독, 그리고 최정과 김광현은 그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은퇴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선물했다.눈물을 참으며 단상에 올라선 그는 팬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팬들은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김강민은 “은퇴식에 와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화에서도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은퇴식을 기다려준 인천 SSG 팬들에게도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입을 열었다.
“영원히 SSG의 짐승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는 “23년간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언젠가 은퇴식이라는 멋진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다. 대부분 선수들이 그러하듯 슬럼프도 있었지만, 믿고 기다려준 팬분들의 응원과 사랑 덕분에 오늘 꿈을 이뤘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김강민은 “인천, 그리고 랜더스필드는 내가 태어난 고향보다 더 고향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사랑하는 팬과 존경하는 동료 선수들과 함께해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다섯 번 우승을 함께했다는 것은 내 삶의 자부심”이라며 “같은 곳을 바라보고 마음을 모았던 모든 사람들과의 추억은 내 가슴 속에 있다. 함께 했던 모두에게 인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선수가 아니지만 지금부터 선수로서 받아온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겠다”며 “내가 사랑하는 후배들이 있고 또 다른 후배들이 후배들에게 사랑을 전하면, 랜더스의 시간은 영원할 것이다. 야구에 대한 열정을 잊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SSG 동료들은 모두 그라운드를 나와 김강민에게 헹가래를 쳤다.
이어 가수 박기영이 등장해 김강민의 등장곡 ‘butterfly’를 열창했다.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며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에 김강민은 결국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날 은퇴식은 화려한 불꽃놀이, 그리고 기념사진 촬영과 함께 마무리됐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1년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한 김강민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KBO리그 무대를 누볐다.
SK와 SSG에서 뛴 23시즌 동안 19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4 1470안타 138홈런 674타점 805득점 209도루를 작성, ‘SK 왕조’ 시절 팀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도 5번(2007년·2008년·2010년·2018년·2022년)이나 손에 넣었다. 특히 2022년 한국시리즈에서는 5차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2024시즌을 한화에서 보낸 김강민이 프로 24시즌 동안 남긴 성적은 1960경기 타율 0.273 139홈런 681타점 209도루 810득점이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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