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0연패는 큰 의미가 있지만, 아직 완성된 건 아니다. 챔피언 결정전까지 우승해야 비로소 하나의 역사로 남게 되겠죠.”
정규리그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두산, 이제 챔피언 결정전 우승으로 ‘통합 10연패’라는 대기록을 완성하려 한다. 그 마지막 관문은 플레이오프에서 하남시청을 꺾으며 단단히 분위기를 끌어올린 SK호크스다.
그 때문에 오는 21일 개막하는 2024-25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두산의 윤경신 감독은 다부진 각오와 함께 한층 경계심을 드러냈다.
윤 감독은 “사실 욕심 같아선 SK가 하남시청과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으면 했다”며 웃어 보였다. “플레이오프가 하루 만에 끝나면서 SK호크스가 더 휴식을 갖게 됐고, 그만큼 분위기가 확 올라온 상태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가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호크스는 플레이오프에서 하남시청을 26-24로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으며, 특히 후반전에서 보여준 수비 전환과 골키퍼 선방 등은 두산에도 적지 않은 경고였다.
경기장에서 이를 지켜본 윤 감독은 “전반은 하남이 훨씬 좋았다. 파이팅넘치고 움직임도 활발했지만, SK는 후반에 확실히 강한 팀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우리도 후반 대응을 더욱 신중히 준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 감독은 SK의 강점을 선수층의 깊이라고 봤다. 이현식과 주앙 같은 확실한 주포가 있으면서도, 상황에 따라 다른 선수 기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SK호크스가 가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도 대체 자원이 있긴 하지만, SK만큼 다양하게 활용하긴 어렵다. 이 부분이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SK의 젊은 에너지에 대한 경계도 잊지 않았다. “올 시즌 SK는 확실히 조직력이 강해졌다. 누노 알바레즈 감독이 부임 2년 차에 접어들며 팀워크와 포메이션이 완성돼 가는 느낌이다. 그래서 우리도 더욱 집중하고 흔들리지 않는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 감독은 “우리 팀은 경기 중 분위기가 흔들릴 때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SK는 젊은 팀이고, 기세를 타면 속공으로 빠르게 몰아치기 때문에 실수를 최소화하고 분위기를 잘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팀의 전략 싸움도 기대 포인트다. 올 시즌 SK와의 맞대결에서도 서로 예측 불가능한 전술 변화로 흥미를 자아냈다. 윤 감독은 “챔피언 결정전을 위해 아껴둔 전략이 있다.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전술도 준비 중이다. 아주 획기적인 작전이 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자신감과 집중력을 주문하면서도 강한 믿음을 보였다. 선수들이 지금까지 잘해왔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10연패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더 책임감 있게 임해줄 거로 내다봤다.
윤 감독은 마지막으로 “10연패는 역사에 남는 일이기에 꼭 이루고 싶다. 이젠 마무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준비는 잘 되어 있다. 역사의 마지막 조각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두산과 SK호크스. 리그 최강자와 도전자의 맞대결이자,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라는 별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왕좌가 탄생할지. 오는 21일부터 펼쳐질 챔피언 결정전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