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도입한 병상수급관리계획상 불가
정치권 “위례는 특수한 사례니 허용을”
복지부 “예외 인정하면 전국서 민원 쇄도
의료 과다이용·자원배분 혼란 등 우려”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정부가 ‘수도권 병상 확대’를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특정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의 규제 완화 요구가 잇따르면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숙원인 종합병원 건립을 두고도 서울시와 경기도, 지역구 국회의원 등이 속도낼 것을 주문하면서 복지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3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경기도는 최근 위례성심병원 설립 사전심의를 승인해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복지부에 발송했다. 앞서 올해 1월 서울시가 복지부에 개설 사전심의 승인을 요청한 데 이어 지역구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까지 가세해 일괄 승인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위례성심병원 컨소시엄이 추진 중인 7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은 현재 정부 규정상 건립이 불가능하다. 병원 예정 부지가 위치한 서울 송파구는 이미 대형병원이 과포화 상태인 ‘공급조정 지역’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도권의 무분별한 병상 확장을 차단하고 필수의료 인력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 병상 신설을 원칙적으로 제한해왔다.
그러나 지자체와 정치권은 “위례신도시는 3개 지자체가 맞물린 특수 광역 생활권”이라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2008년 신도시 개발 계획 당시 분양 조건에 포함된 사안인 만큼 ‘신뢰 보호 원칙’을 적용해 예외적으로 승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복지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특정 지역의 사정을 이유로 한 번 예외적 승인을 허용할 경우, 현재 병상 과잉 규제에 묶여있는 수도권 내 다른 신도시나 다른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예외 인정을 요구하고 나설 수 있어서다. 하나의 선례가 전국 병상 총량 관리 체계의 도미노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일반요양병상 수는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12.8개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4.3개)의 약 3배에 달하는 과잉 공급 상태다. 정부는 이대로 방치할 경우 오는 2027년에는 10만5000개에 달하는 병상이 추가 공급돼 불필요한 의료 이용과 의료비 상승을 유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해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을 발표한 데 이어 전국을 700개 진료권으로 세분화한 지역별 병상수급관리계획을 최종 확정해 시행 중이다. 이 계획의 목표는 대형 종합병원의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의 필수의료 인력과 중증 환자가 수도권으로 쏠리는 악순환을 막는 것이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거시적 관점에서 국가 전체의 의료 자원을 배분하는 최후의 보루인 만큼,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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