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대학교 대학원의 시치조 가즈코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이달 국제 학술지 ‘헬리욘(Heliyon)’에 발표했다.
나가사키 방송(NBC)의 보도에 따르면 연구 대상은 당시 8세 때 ‘입시 피폭(入市被爆·원폭 투하 후 시내에 진입해 당한 피폭)’을 겪은 여성으로, 78세에 구강인두암으로 사망했으며 폐암도 앓고 있었다. 이후 유족의 뜻에 따라 사후 내부 피폭 연구가 진행됐다.
내부 피폭은 방사성 물질이 호흡이나 음식 등을 통해 체내로 들어와 장기와 조직에 달라붙어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연구진은 방사선의 이동 경로를 기록하는 특수 필름층인 ‘사진 유제(photographic emulsion)’를 사용해 조직내 방사선의 궤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사망자의 간과 폐 조직에서 알파선 흔적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알파선이 히로시마 원폭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우라늄 235 알파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폐암 조직에서는 세포가 사멸하며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이는 공동(空洞)이 여러 개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를 ‘데스볼(death ball)’이라 명명했다.이 공동의 크기가 방사선 도달 거리의 약 2배인 점을 고려할 때, 체내에 흡입된 우라늄 미립자가 일정 기간 동안 머물며 사방으로 방사선을 지속적으로 방출해 주변 세포를 파괴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동 연구자인 다카쓰지 도시히로 교수는 “데스볼이 형성됐다는 것은 해당 부위에서 상당량의 알파 방사선이 지속적으로 방출됐을 가능성을 의미한다”며 “이는 내부 피폭이 인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 정부의 방사선 영향 평가는 주로 폭발 직후 방출된 초기 방사선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반면 내부 피폭의 영향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해 왔다.
이번 연구는 방사선 입자가 체내에 들어와 장기간 영향을 미치는 내부 피폭이 발암 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다만 이번 연구는 단일 사례에 기반한 분석으로,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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