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베일리처럼 지어달라"… 더 치솟는 공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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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베일리처럼 지어달라"… 더 치솟는 공사비

입력 : 2026.06.29 17:19

재건축·재개발 공사비 상승
금호16구역 2년 만에 27%↑
안면인식 등 고급화 설계 반영
반포1단지도 조경·마감 특화
총회서 1천억 추가비용 결의
전쟁영향 자재비 치솟는데
고급화로 일반 분양가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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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정비사업장에서 단지 고급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사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조합이 고급 마감재와 특화 조경, 대형 문주 등을 요구하고 건설사도 수주 경쟁 과정에서 고급화 설계를 앞세우면서 공사비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중동전쟁 여파에 따른 자재 수급 불안까지 겹치며 불어난 공사비가 일반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금호16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23일 총회를 열고 공사비를 기존 1711억원에서 2176억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2024년 1월 본계약 이후 2년 만에 공사비가 27% 늘어난 셈이다.

공사비 인상에는 물가 상승과 공사 기간 5개월 연장도 영향을 미쳤지만, 단지 고급화를 위한 설계 변경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조합은 아파트 외벽 마감재를 화강석으로 바꾸고, 단지 내 안면인식 시스템과 현대건설의 통합 주거 서비스 '마이힐스' 적용 등을 반영하기로 했다.

최근 정비사업장에서는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고급화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을 넘어 고급 마감재, 특화 조경, 대형 문주 등을 요구하는 조합이 늘고 있다. 건설사도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가면서 주요 입지 사업장에는 특화 설계를 먼저 제안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도 단지 고급화를 위해 지난 27일 총회에서 1025억2000만원의 공사비 인상을 결정했다. 조경·외관 특화에 588억5000만원, 마감 고급화·최적화에 436억7000만원이 추가됐다. 기존 계획에 없던 선큰 티하우스를 단지 안에 짓고, 문주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앞서 이 사업장은 2024년 9월 공사비를 2조6363억원에서 3조8958억원으로 48% 올린 바 있다.

조합이 처음부터 높은 공사비를 제시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시공자 선정에 나선 영등포구 여의도 광장아파트 38-1 재건축 조합은 공사비로 3.3㎡당 1590만원을 책정했다. 역대 최고 수준의 금액이다. 통상 착공 이후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조합이 특화 설계와 초고층 설계를 감안해 높은 공사비를 먼저 제시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자재값 상승도 공사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중동전쟁이 휴전 국면에 들어섰지만 한 번 오른 자재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경기실사지수 중 자재수급지수는 63.4로 전년 동월보다 29.1포인트 하락했다. 자재 조달 여건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의 두산·우성·한신 리모델링 조합은 지난 4월 공사비를 기존 5383억원에서 7827억원으로 45% 높이기로 했다.

건설공사비는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6.8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24년 129~130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지난해 말 132를 넘었고,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높아진 공사비가 결국 일반분양가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서울 민간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6355만원으로 처음 6000만원대를 기록했다. 다음 달 분양하는 성북구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 전용 84㎡ 분양가도 17억원 수준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재건축 사업장은 초과이익환수 부담까지 공사비에 반영하는 경우가 있어 당분간 서울 분양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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