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치·사회 관여에
머스크 불호 이미지 확산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계적인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우려하면서 한국을 또 소환했다. 세계 각국의 정치와 사회 등 온갖 분야까지 간섭하려는 그의 오지랖 버릇이 나온 셈이다.
머스크는 지난 29일(현지시간) 공개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류의 미래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낮은 출산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같은 곳에서 출산율은 대체출산율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이는 3개 세대가 지나고 나면 한국은 현재 규모의 3~4%가 될 것이라는 의미이며, 무엇도 이를 되돌리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대체출산율은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을 뜻한다. 여성 1명당 대체출산율이 최소한 2.1명은 돼야 국가의 인구가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보편적인 인식이다. 머스크는 또 “인류는 죽어가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대응하도록 진화된 상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한국의 저출산 사례를 언급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머스크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콘퍼런스에 영상 대담자로 출연해 “장기적으로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은 인구 붕괴”라면서 “현재 출산율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 인구는 지금의 약 3분의 1보다 훨씬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에는 엑스(X)에 올린 글을 통해 “한국이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에도 관련 내용을 여러 차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었다. 머스크는 여성 4명과 사이에서 총 14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스크는 한국 출산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 정치에도 관심을 보였다.
지난 1월 머스크는 X에 “한국은 난세다. 실제 이슈의 핵심은 무엇인가”라는 문구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 현장 사진을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해제 요구 결의안 관련 소식에 대해서도 “와우(Wow)”라는 감탄사를 달았다.
유럽을 상대로 한 관여는 심각한 수준이다. 머스크는 지난 1월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대표를 만나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비난하는 등 내정 간섭으로 보일 수 있는 언행을 드러냈다. 이 탓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테슬라 불매 운동이나 파괴 등 반머스크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