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이어진 신용등급 하향 기조…“업종별 차별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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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신용등급 비상]②
국내 신용평가 3사 등급 상하향배율 0.79
작년 대비 소폭 반등했지만 하향 우위 여전
“하반기에도 신용등급 하향 이어질 것”

  • 등록 2025-07-08 오전 7:59:50

    수정 2025-07-08 오전 6:02:35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올해도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내수 침체, 통상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신용등급 상향보다 하향이 더 많은 상황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일부 조선·방산 등 업종에서 실적 개선으로 상향 조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석유화학·건설·저축은행 등에서 하향 압력이 높다. 특히 향후 신용등급 변경을 가늠할 수 있는 등급전망도 ‘부정적’이 두배에 달하는 만큼 하반기 등급하향 추세는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7일 이데일리가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의 올해 상반기 장기 신용등급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3사의 평균 등급 상하향 배율은 0.79배로 집계됐다. 상하향배율은 상향 조정 건수를 하향 조정 건수로 나눈 값으로 1배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신용등급이 올라간 회사보다 내려간 회사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지난 2023년부터 본격화한 신용등급 하락 추세는 올해 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신용평가 3사의 평균 상하향 배율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1.34 △2023년 0.75 △2024년 0.63 △2025년 상반기 0.79 등으로 2024년 0.63까지 내려갔으나 올해 상반기엔 소폭 반등했다.

올해 상하향배율을 신평사별로 살펴보면 △한기평 0.9 △한신평 0.7 △나신평 0.78로 집계됐다. 한기평은 비교적 상향 비율이 높았고 한신평과 나신평은 하향 기조가 강했다.

한기평은 타 신평사 대비 상하향 배율이 높은 점에 대해 2023년부터 등급 하향을 선반영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신평, 나신평의 과거 하향 조정 비율과 비교하면 한기평은 △2023년 0.54 △2024년 0.52 하향 조정 비율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기평 관계자는 “상하향배율이 1에 근접한 것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하향 반영을 많이 진행하면서 올해는 과거보다 비중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하향배율 반등, 일부 업종 개선 때문”

시장에선 올해 상반기 평균 상하향배율이 반등한 것을 두고,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반적인 경기 개선보다는 업종별로 실적이 뚜렷이 차별화된 기업들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조선·항공·방산·민자발전·NPL·보험 등 일부 업종에서는 수익성 개선과 시장 환경 호조가 이어지며 등급 상향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여전히 등급 하향이 우세한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3사의 평균 상하향 배율이 1을 밑돌며 하향 우위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화학·건설·저축은행 등 업종에서는 다수 기업이 신용등급 또는 등급 전망 하향 조정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석유화학(롯데케미칼, SK어드밴스드, 효성화학, LG화학, 한화토탈에너지스, SK지오센트릭, HD현대케미칼, SK피아이씨글로벌) △건설(롯데건설, 동원건설산업, 일성건설, 벽산엔지니어링, 벽산파워, 현대엔지니어링, 비에스한양) △저축은행(NH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 IBK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신용등급 또는 전망이 내려갔다.

이영규 나신평 평가정책실 수석연구원은 “지난해보다 상향 건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거시적 경기 상황이 좋은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업종별로 차별화되는 기업들의 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하향 우위 기조이고 시장의 거시적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짚었다.

“하반기·내년 크레딧 시장 하향 압력 높다”

하반기 등급 하향 압력도 여전한 상황이다. 상반기 정기평정 기간 동안 미 관세 영향이 등급 평가에 반영되면서 부정적 등급 환경이 조성됐단 평가다.

신평사별 전망 변동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3사의 상반기 ‘긍정적 상향’ 수는 38건, ‘부정적 하향’ 수는 50건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등급 하향이 다수 진행됐음에도 신용등급 저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등급 전망 현황을 살펴보면 부정적 전망은 긍정적 전망 수를 압도했다. 현재 부여된 등급 전망은 긍정적 54건, 부정적 전망이 91건으로 부정적 전망이 37건 많았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보수적인 가정으로 등급 전망이 모두 현실화했을 때, 상하향배율은 0.59배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크레딧 시장은 등급 하향 압력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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