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태훈 “‘욱’ 대신 '스마일'…긍정 파워가 2승 이끌었죠”[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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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투어 시즌 2승 옥태훈 인터뷰
‘톱10’ 7번 들면서 ‘옥태훈 시대’ 열어젖혀
“시행 착오 겪었지만 구질 3개 장착해 더 발전”
“‘가장 많이 달라진 건 ‘멘탈’…‘욱’하는 성질 고쳐”
“DP 월드투어와 공동 주관 제네시스 우승 욕심”

  • 등록 2025-07-11 오전 12:00:00

    수정 2025-07-11 오전 12:00:00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올해 가장 많이 달라진 건 ‘멘탈’이에요. 경기가 안 풀리면 ‘욱’할 때가 많았는데 이제는 미소 한 번 짓고 넘어가요.”

왼쪽부터 옥태훈과 어머니 고정숙 씨.(사진=KPGA 제공)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가장 반전 인물로 꼽히는 옥태훈의 승승장구 비결이다. 2018년 KPGA 투어에 데뷔한 옥태훈은 2022년 제주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에서 한 번 우승했지만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7년간 활동하면서 정상에 오른 적이 없었다.

그런 옥태훈이 올해 ‘환골탈태’했다. 4월 개막전부터 준우승을 기록하며 ‘톱10’ 행진을 이어가더니 지난달 상반기 막판 2개 대회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와 군산CC 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올해 거둔 성적은 매우 놀랍다. 10개 대회에서 2회 우승을 포함해 ‘톱8’에만 7번 이름을 올렸다. 제네시스 포인트(4940점)와 상금 순위(8억 2307만 원)에서 압도적인 1위다.

“안 풀려도 웃어라”…어머니 조언 따랐더니 2승

프로 데뷔 후 가장 바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옥태훈을 만났다. 옥태훈은 1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경기가 안 풀려도 웃어라’는 어머니의 조언을 따랐더니 2승이 따라왔다”며 “전 홀에서 실수가 나오더라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임했다. 화가 날 때도 웃으려고 노력했더니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

옥태훈은 올해의 자신을 만든 인물로 어머니와 정식적 지주인 김종필 코치, 현재 샷·퍼트를 각각 담당하는 염동훈·김규태 코치를 꼽았다.

그는 “일찍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홀로 저를 키워내신 어머니는 제게 ‘원더우먼’ 같은 존재다. 특히 골프 선수 한 명을 키워내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데 어머니는 묵묵히 저를 뒷바라지 하셨다. 올해 번 상금도 대부분 어머니께 드렸다. 어머니는 이 돈도 많다고 하시지만 저는 선수로 더 성공해서 두고두고 갚을 것”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만난 김종필 코치는 옥태훈을 자신의 집에서 먹이고 재우기까지 한 은인이다. 옥태훈은 “김종필 코치님은 아버지같은 존재”라며 “이분들이 없었다면 전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옥태훈은 3가지 샷 구질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꾸준한 성적이 나왔다고 자평했다. 그는 “동계 훈련 기간에 페이드 양을 줄이도록 스윙을 고쳤는데 시즌 초반에 공이 잘 맞지 않아서 다시 원래 스윙으로 돌아왔다. 염동훈 코치님과 함께 시행 착오도 겪었지만 덕분에 스트레이트와 드로까지 3가지 구질을 장착하게 됐다. 덕분에 이전엔 제 구질과 안 맞던 코스에서도 더 편하게 플레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목표는 시즌 3승…이 갈고 열심히 하겠다”

퍼트도 어드레스 등 기본부터 수정했다. 또 옥태훈은 김종필 코치의 아들인 김규태 코치에게 퍼트를 배우며 어드레스 등 기본부터 수정했다. 옥태훈은 “골프에 있어서는 굉장히 예민하다”면서 “하고자 하는 느낌을 찾을 때까지 집요하게 파고든 게 쌓여서 올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옥태훈은 키가 180cm로 큰 편이지만 체형은 호리호리하다. 체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달리기를 한다. 초등학교 시절엔 육상 선수를 준비했을 정도로 달리기에 능하다. 옥태훈은 “골프를 시작한 초등학교 때부터 러닝 훈련을 병행했다. 천천히 달리기, 전력으로 달리기를 번갈아 했다. 특히 스피드 있게 달리면 순간적인 힘을 발휘해야 할 때 도움이 된다”며 “전 세계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추세지만 저는 몸이 워낙 뻣뻣해서 웨이트를 과하게 하면 백스윙이 잘 안 된다. 이런 단점을 달리기로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올해 KPGA 투어에 ‘옥태훈 시대’를 연 그에게 2개월 간의 긴 여름방학은 재정비를 할 좋은 기회다. 그는 “상반기에 정신없이 달렸더니 체력이 바닥까지 내려간 상태”라며 “푹 쉬고 웨지 샷 컨트롤, 체중 증량 등 체력적으로 더 탄탄하게 준비해 하반기에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목표로 세운 3승을 하반기에 반드시 이루겠다는 각오다. 그는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유럽 DP 월드투어와 공동 주관하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이라며 “좋아하는 코스인 우정힐스에서 열리는 만큼 이를 갈고 하겠다”고 전했다. 개인 타이틀 욕심에 대해선 “꿈만 같은 이야기”라면서 “할 것만 최선을 다하면 시즌 마지막인 11월에는 정상에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태훈(사진=KPGA 제공)
옥태훈(사진=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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