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난 이다연, 4번째 '메이저 퀸'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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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연이 12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린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대회조직위 제공

이다연이 12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린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대회조직위 제공

이다연의 별명은 ‘오뚝이’다. 신인 때부터 잦은 부상에 허덕이며 두 차례 큰 수술을 받는 시련을 겪고도 어김없이 부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그랬다. 허리 통증과 교통사고 후유증을 딛고 일어난 이다연이 개인 통산 네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다연은 12일 충북 음성의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이자 내셔널 타이틀인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가장 높은 순위로 첫날 경기를 마친 이다연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이다연에겐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이 먼저 붙었다. 157㎝의 작은 키에도 한때 25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쳤기 때문이다. 시원시원한 장타를 앞세운 이다연은 2017년 팬텀 클래식을 시작으로 2021년 한화클래식까지 빠르게 6승을 쌓았다.

그런데 온 힘을 다해 치는 스윙 때문인지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2017년엔 훈련 도중 발목 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았고 2022년엔 왼팔꿈치와 왼쪽 손목 인대가 파열돼 다시 한번 수술대에 올랐다. 두 번째 수술에선 재기가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으나 이다연은 우려를 씻고 다시 일어나 2023년에만 2승을 더 쌓았다.

이다연의 시련은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심한 허리 통증에 또다시 부진이 찾아왔다. 그 결과 상금랭킹은 46위까지 떨어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허리 통증을 잡는 데 주력했는데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교통사고를 당하는 불운이 겹쳤다. 타고 가던 차가 추돌당해 경추 쪽에 충격을 입었고 그 여파로 올 시즌 출전한 8개 대회에서 다섯 번 커트 탈락, 한 번의 기권을 기록했다.

2023년 9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을 끝으로 2년 가까이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한 이다연은 이번에도 주저앉지 않았다. 그동안 샷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했다는 그는 이번 대회 첫날 버디를 6개나 잡았고 보기를 1개로 막으면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9승에 도전할 발판을 만들었다. 이다연은 “교통사고 후유증은 벗어났고 이제 아픈 데도 없다”며 “그동안 계속 성적이 좋지 않아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오늘 경기가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다연은 통산 8승 중 메이저 대회에서 3승을 챙겨 ‘메이저 사냥꾼’으로도 불린다. 2019년 이 대회 우승자인 이다연은 “아직 우승 생각은 나지 않는다”며 “부담이나 욕심 없이 찬스가 오면 잡고 위기를 잘 막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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