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장원재]공수처와 중수청의 ‘평행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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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논설위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이다. 참으로 역사적인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2월 공수처법 등을 공포하며 이렇게 선언했다. 하지만 출범 후 5년을 넘긴 지금, 공수처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싸늘하다. 매년 200억 원 안팎의 예산을 쓰고도 기소는 연평균 1건에 그칠 정도로 초라한 실적 때문이다.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7000명 관련 범죄만 다루는 소규모 수사기관이라면 10월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 외환·사이버·법왜곡죄 등 7대 중대 범죄를 맡는 대형 수사기관이다. 정원도 중수청은 2874명, 공수처는 85명으로 3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성격도, 규모도 다르지만 지금까지 중수청의 준비 상황을 보면 ‘평행 이론’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공수처와 닮은 점이 많다. 중수청이 ‘제2의 공수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둘 다 검찰개혁 일환으로 ‘개문발차’ 두 기관은 모두 진보 진영의 뿌리 깊은 검찰 불신에서 출발했다. 검찰 권한을 분산시키고,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을 이루겠다는 이른바 ‘검찰개혁’의 산물인 것이다. 출범 과정에서 베테랑 수사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거나, 겪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2021년 1월 문을 연 공수처는 석 달간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도 검사 정원 23명 중 13명만 충원했다. 그중 수사 경험이 있는 검찰 출신은 4명뿐이었다. 이후에도 잦은 이직과 충원난이 이어지며 지금까지도 수사력 부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중수청 역시 대형·복합 범죄를 파헤칠 수사 역량을 확보하는 게 최대 과제이고, 이를 위해 현 검찰의 검사와 수사관을 최대한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3급 대우를 받는 평검사가 중수청으로 옮기면 4급 수사관이 된다. 또 중수청에서 3급 이상 자리는 청장을 빼고 53개뿐이다. 차관급인 검사장 이상만 50명에 육박하는 검찰에서, 상당수는 강등을 각오하고 옮겨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달 5∼12일 열린 중수청 임용설명회에 참석한 검사는 8명 중 1명꼴에 그쳤다. 검찰 수사관들은 상대적으로 이직 의사가 높지만, 조직 안착에 필요한 대형 사건 지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한계다. 첫 수장 인선이 늦어지는 점도 닮았다. 공수처는 여야가 초대 처장 후보 추천을 놓고 충돌하면서, 공수처법 통과 후 처장 취임까지 1년이나 걸렸다. 중수청 역시 아직 청장 후보추천위원회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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