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살인 폭염, 돌발 가뭄, 괴물 폭우… ‘연쇄 복합 재해’ 대책 세워야

6 hours ago 4

지난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도로가 극한 호우로 침수돼 아수라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2026.8.17 뉴스1 광복절 연휴 사흘 동안 경남 거제에는 916.1mm의 비가 내렸다. 17일 새벽에는 시간당 강수량이 124.5mm를 기록했는데 1972년 거제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 기록이었다.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괴물 폭우’가 지나가며 사상자 5명이 발생했다. 부산, 경남 통영 등 인근 남해안 지역에도 폭우가 쏟아져 주택과 도로 곳곳이 침수됐다. 이번 폭우가 ‘남해안 벨트’에 집중된 건 태풍 ‘돌핀’이 약화된 저기압이 북상하다가 한반도 동쪽에 버티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더욱이 길어진 폭염에 바다 온도가 올라 수증기를 가득 품은 상태였다. 원래 고기압은 8월 초순 세력이 최대로 확장했다가 중하순을 지나며 후퇴한다. 그런데 올여름은 좀처럼 물러서지 않으면서 영남 지역은 한 달 새 살인 폭염, 돌발 가뭄, 괴물 폭우가 번갈아 닥쳤다. 기후 변화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잦아지고 여러 재해가 한꺼번에 발생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 한국기상학회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폭염-가뭄 복합 재해’는 연평균 951.5건이었다. 과거 45년간 평균(446.3건)의 2.1배에 달했다. ‘폭염-가뭄 복합 재해’는 평균기온도 오르고, 강수량도 줄어드는 등 단일 재해보다 그 강도가 셌다. 올여름 영남에서 보듯이 복합 재해가 발생하면 과거 기후 평균값이 의미 없어진다. 복합 재해의 위험성을 새로 평가하고 재해·재난 경보부터 정비해야 한다. 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폭염·가뭄·호우 등을 각각 자연 재난으로 규정할 뿐 동시 또는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재난은 별도로 다루지 않는다. 재난 유형별로 관리 체계가 분절돼 있다 보니 홍수에 대비해 물그릇을 비웠다가 가뭄에 손을 쓸 수 없거나,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정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폭염은 폭염대로, 홍수는 홍수대로 가동한다. 폭염, 가뭄, 폭우가 상호 작용하면서 그 피해를 키우는데 단일 재해 대응에 급급한 수준이다. 극한 기후에 대비하려면 연쇄 복합 재해를 포함한 재난 관리 체계를 새로 짜고 이에 걸맞은 기후 인프라도 구축해 가야 한다. 사설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지금, 여기 오늘의 운세 김창일의 갯마을 탐구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