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임보미]늦어도 되는 뉴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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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미 스포츠부 기자 한국프로야구 유일한 4할 타자 백인천 전 감독이 15일 별세했다. 그런데 그의 사망 소식이 퍼진 건 하루 앞선 14일이었다. 이날 처음 이송된 병원에서 한 차례 심정지가 왔고, 가족들이 연명치료 없이 임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백 전 감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이곳저곳으로 전해졌다. 14일 오전부터 다수의 온라인 매체가 백 전 감독의 부고를 전했다. 이날 오후 석간신문 부고란에도 백 전 감독의 별세 소식이 실렸다. 하지만 그즈음 백 전 감독의 멈췄던 호흡과 맥박은 미세하게 돌아와 있었다. 호흡과 맥박은 체온, 혈압과 함께 인간의 살아 있는 상태를 나타내는 활력 징후(vital sign)다. 물론 뇌경색을 오래 앓다 위독해진 백 전 감독의 상태가 극적으로 호전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해도 의료진이 최종 사망 판정을 내릴 수는 없는 상태였다. 심정지 소식에 장례를 준비하려던 한국야구위원회(KBO) 등 관계자들에게도 백 전 감독의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백 전 감독이 호흡과 맥박을 회복했으나 여전히 위독하다’는 뉴스가 다시 속보로 퍼지며 혼선을 빚었다. 부고 보도는 한 사람의 죽음을 알리는 일이다. 모든 보도에서 ‘팩트 체크’는 기본이지만 특히 부고 보도는 의료진의 최종 확인과 유족의 판단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백 전 감독이 별세했다는 온라인 보도가 쏟아지던 14일은 백 전 감독과 가까웠던 이들이 멀지 않은 임종을 받아들이고 이별을 준비하고 있던 때였다. 최소한 유족이 장례식장이라도 확정한 후에 보도가 시작됐다면 의료진으로부터 최종 사망 선고도 받지 않은 사람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퍼졌다 번복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국가 원수처럼 한 사람의 생사가 사회 전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중계식 보도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명인 부고는 촌각을 다퉈 보도해야 할 만큼 대중이 즉각적으로 알아야 할 소식은 아니다. 몇 시간, 심지어는 며칠 늦게 보도한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정작 고인과 각별했거나 고인에게 정말 중요한 사람들은 부고 보도가 없어도 어떻게든 고인의 소식을 접하게 된다. 고인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남달랐던 이들에게는 고인의 임종을 언제, 어떻게 알릴지조차 세심한 배려와 고민이 필요하다. 유명인 부고가 불필요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부고는 분명 중요한 뉴스다. 한 생의 흔적을 정리해 남기는 부고 덕에 대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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