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김현수]올트먼-아모데이의 혈투, AI 통제론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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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산업1부장 지난달 인공지능(AI) 경쟁에서 가장 앞선 두 기업이 AI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잇따라 경고해 화제가 됐다. 오픈AI의 샘 올트먼과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얘기다. 정작 AI 업계 반응은 냉소적이다. 빅테크 내부 사정에 밝은 국내 4대 그룹 임원은 “통제론이 나오는 이 시각에도 두 회사는 주 7일,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멈추자는 말을 누가 믿겠냐는 것이다. 올트먼과 아모데이의 오랜 앙숙관계와 자존심 대결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가 위험하다는 경고를 뒤집어보면 그만큼 대단한 기술을 만들고 있다는 과시도 된다. AI 통제 논쟁을 주도하는 쪽이 규제의 주도권을 쥔다. 두 라이벌 모두 참전하지 않을 수 없는 논쟁인 셈이다. ‘누가 먼저 멈출래’의 딜레마 물론 순수한 동기에서 AI 통제론이 나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자발적 통제 움직임은 유행처럼 나왔다가 ‘최신 모델’과 함께 사그라든 사례가 너무 많았다. 2023년 오픈AI의 챗GPT가 첫 돌풍을 일으켰던 때도 그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AI 개발을 6개월만 미루자’는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했지만 서명 2주 뒤 그가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장을 사들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서명 넉 달 뒤에는 AI기업 xAI 출범이 공개됐다. 당시 한 대담에서 ‘AI가 위험하다면서 왜 AI기업을 세웠는가’라는 질문에 머스크는 “내가 멈추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AI 경제’가 돌아가기 시작한 2023년에 이미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면 3년이 지난 지금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연간 1000조 원 이상이 몰리는 AI 투자는 세계 각국에 전력망을 깔고, 반도체를 만들며, 컴퓨팅 자원이 끝없이 팔려 나가는 AI 경제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 AI 생태계의 승자를 정하는 혈투에서 한 곳만 개발 속도를 늦추는 것은 모든 투자자에 대한 배신이자 경쟁 포기 선언이 된다.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미션이다. 감정싸움까지 더해진 멈출 수 없는 경쟁 투자자들의 압박, 후발 주자의 추격뿐만이 아니다. 각국이 서로를 불신하는 지정학적 갈등의 시대에 하필 AI 경주가 펼쳐지고 있다는 점도 AI 속도 조절의 구조적 모순을 더한다. 어느 나라도 자국 경제를 살리고,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AI에 자발적으로 발을 뺄 수 없을 것이다. 국제공조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는 기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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