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 끝낸 이정재 “‘희생’ 택한 엔딩이 최고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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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 촬영에 꼬박 하루 보내
“시즌 더 이어질 미련 없어 시원섭섭
오겜, K콘텐츠 보게 하는 문 같아
그 문이 닫히지 않게 더 잘 만들어야”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시즌3 행사에 참석한 배우 이정재. 뉴스1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시즌3 행사에 참석한 배우 이정재. 뉴스1
“지금 현시점,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한국인이 아닐까요?”

지난달 27일 공개한 ‘오징어 게임’ 시즌3의 주인공인 배우 이정재(53)는 “그럴 수도 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 배우는 “이제 정말로 끝났다”며 “오징어 게임으로 더 이상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까”라며 시원섭섭한 듯 묘한 감정을 내비쳤다.

이 배우는 ‘오징어 게임’ 시즌1부터 마지막까지 주인공 ‘성기훈’을 연기하며 극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 왔다. 시즌1을 통해선 2022년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에서 아시아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도 받았다. 그런 그가 꼽는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명장면은 무엇일까. 이 배우는 주저 없이 자기희생을 선택한 시즌3의 ‘마지막 엔딩’을 얘기했다.

“솔직히 이런 엔딩은 상상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감독님의 용기에 놀랐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결말이란 것쯤은 예상하셨을 거예요. 또 더 많은 시즌제로 펼칠 수도 있는 작품이었고,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유혹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오롯이 ‘메시지’에 집중해 시즌을 끝내는 걸 보면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었죠.”

그런 촬영이다 보니 이 한 장면에 들인 시간만 꼬박 하루였다고 한다. 여러 감정이 뒤섞인 상황인지라 표정의 디테일도 달리하며 다양하게 찍었다. 이 배우는 “그 장면이 저의 마지막 촬영이기도 했다”면서 “그 덕에 10kg을 감량했던 제 다이어트도 끝날 수 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가장 마음에 남는 ‘캐릭터’로는 시즌1의 조상우(박해수)를 떠올렸다. 상우는 어릴 적부터 수재로 불리던 기훈의 동네 후배. 승승장구하는 줄 알았지만 투자에 실패해 빚더미에 앉게 된 인물이다. 이 배우는 “오징어 게임은 결국 선택에 대한 이야기”라며 “상우가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를 고민하다 보면 배신감보단 안타까움이 컸다”고 말했다.

이 배우는 2022년 8월 영화 ‘헌트’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다. 그는 연출 경험을 통해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대와 고민이 더 커졌다”고 했다. 최근 문제로 지적돼 온 ‘고액의 배우 출연료’로 인한 제작비 증가 등에 대해서도 “그 문제로 콘텐츠 산업이 후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누구 하나의 문제는 아니지만 업계에서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은 모두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오징어 게임은 (세계인들이) K콘텐츠를 보게 하는 ‘문’ 같아요. 그 문이 좁아지거나 닫히지 않게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바람이 큽니다. 지금 국내 영화 시장이 많이 위축돼 있는데, 이제 막 출발점에서 달리기 시작한 K콘텐츠가 더 꾸준하게 세상에 알려지길 바랍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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