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 거론 ‘反美’ 부각
“현장있던 국힘 함운경도 5·18 알리기라고 해”
2000년 5월 광주 단란주점 술자리 참석 논란엔
“尹정부 요직한 장성민도 사실과 다르다고 기고”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인 지난 24일 국민의힘에서 제기하는 ‘반미주의’ 프레임 등에 대해 과거 더불어민주당 계열에서 활동하다 현 야권 등으로 옮겨간 ‘옛 식구’를 통해 대응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국민의힘은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1985년 서울대 총학생회장 겸 전국학생총연합 의장으로 주도했던 ‘서울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그가 향후 총리가 될 경우 한미동맹 약화 가능성을 부각했다.
미 문화원 점거 농성은 1985년 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투쟁위원회(삼민투쟁위원회) 주도하에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학생들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미국 정부의 책임을 폭로·규탄하기 위해 점거한 대표적 학생운동 사건 중 하나다.
이에 김 후보자는 당시 점거 농성은 5·18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또 미국 하버드 케네디 스쿨, 럿거스뉴저지주립대학교 뉴어크캠퍼스 로스쿨을 다녔던 점,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명예회원인 점, 미국 정치인들과의 네트워크 등을 소개하며 야권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이후에도 비슷한 질의가 계속 이어졌고, 인사청문회 위원장인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도 “반미주의자입니까”라고 직접 물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지금 국민의힘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함운경 위원장이 그때 거기(미 문화원)에 들어갔고, 저는 학생회장으로 밖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얼마 전 어떤 기사를 보면서 함 위원장이 ‘(문화원) 들어간 입장에서도 그것은 반미가 아니고 광주 민주화 운동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을 한 것을 봤다”고 대응했다.
함 위원장은 서울대 삼민투 위원장을 지냈고, 고향인 군산에서 무소속과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총선과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지난해 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에서 공천받아 서울 마포을에 출마했지만 낙선하고 현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2000년 5월 17일 ‘5·18 전야제’ 참석 후 광주 새천년NHK 단란주점에서 당시 ‘386 정치인’들과 함께 술자리를 했던 사실을 지적했다.
‘통일의 꽃’으로 불렸던 임수경 전 의원이 당시 상황을 폭로한 글로 ‘운동권’ 도덕성 논란이 벌어졌다. 해당 글에는 ‘김민석 선배는 양쪽에 아가씨를 앉혀두고 웃고 이야기하느라 제가 들어선 것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라고 돼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질의를 하자 김 후보자는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장성호 전 의원과 김성호 전 국회의원을 소환해 대응했다.
김 후보자는 “2000년 7월 월간 ‘말’지에 윤석열 정권에 요직에 계셨던 장 전 의원이 그때의 상황이 임수경씨가 얘기했던 것과 사실과 다르다고 이미 기술한 글이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 싱크탱크인)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었던 김 전 의원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을 쓴 글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최근 ‘누가 김민석 총리 내정자에게 짱돌을 던지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글에서 김 전 의원은 “새천년NHK는 일반인들이 편하게 저녁 먹고 반주하듯 맥주를 마시는 보통 가라오케 단란주점인데, 무슨 유흥주점 룸살롱인 듯 거짓 내용으로 도배를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어 “여성 종업원이 김 의원(김 후보) 옆에 가서 과일을 깎으려 다가가자 그는 자리를 피했다. 그 뒤로도 여자 종업원이 다가오기만 하면 김 의원이 자리를 피해, 나중에는 맨 끝줄에 있던 내 옆으로 김 의원이 피신했다”면서 “내가 속으로 ‘김민석이 대통령 되려고 생쑈를 하는구나’라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고 썼다.
장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냈고 2000년 16대 국회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의원을 했다. 2021년 국민의힘에 입당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무특보와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을 지냈다.
김 전 의원은 한겨레 기자 출신으로 2000년 16대 국회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의원을 했다. 여의도 연구원 부원장을 지냈고, 현재 대한민국 헌정회 대변인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