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섬마을 쑥대밭 만든 꽃사슴 유해야생동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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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28 18:06 수정2025.04.28 18:06 지면A25

정부가 올 연말까지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한다. 야생에 버려진 일부 꽃사슴이 서식지 주변 농산물에 피해를 주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는 올 연말까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해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유해야생동물은 사람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로 환경부 장관이 지정한다.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면 지방자치단체장 허가를 받아 총기 등을 사용한 포획이 가능해진다.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된 동물은 참새, 까마귀, 고라니, 멧돼지, 두더지 등 18종이다.

꽃사슴은 1950년대부터 녹용 채취 목적으로 대만과 일본에서 수입됐다. 전남 영광군 안마도는 1985년에 들여온 10마리가 이날 기준 937마리로 늘어났다. 섬마을 주민(220명)의 네 배를 훌쩍 넘는다. 꽃사슴이 안마도 주변을 헤집고 다니며 농작물을 훼손하자 주민들이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축산법상 사슴은 가축으로 분류돼 포획하거나 사냥할 수 없다.

환경부에 따르면 꽃사슴은 인천 굴업도 178마리, 속리산 146마리 등 전국에 서식하고 있다. 꽃사슴은 번식력이 강하고 천적이 없이 개체가 빠르게 증가한다. 열매와 잎, 나무껍질 등을 무분별하게 뜯어먹어 서식지 주변 농가에 피해를 준다. 고라니와 산양 등 토종 야생동물과 먹이 경쟁을 하면서 토종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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