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만은 포기 못한 ‘N포 세대’… 철학자도 사랑 앞엔 광인이 됐다[강용수의 철학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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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보다 광기, 사랑의 본질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사랑과 만남을 원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의 한 장면. 사진 출처 CJ ENM 강용수 고려대 철학연구소 연구원 요즘 20, 30대 젊은이들을 ‘N포 세대’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연애와 결혼, 출산 등 세 가지를 포기했다는 뜻의 ‘삼포 세대’로 시작했다. 이후 인간관계와 내 집 마련, 꿈, 희망, 건강, 외모까지 포기했다는 ‘구포 세대’로 범위가 넓어졌다. 이제 N포 세대라는 말에는 삶에서 포기해야 하는 가짓수도 한정 지을 수 없는 젊은이들의 암울한 현실이 담겨 있다. 며칠 전 20대 후반 직장인 세 명에게 가장 큰 고민을 물었다가 의외의 답을 들었다. 경제적인 문제를 꺼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연애를 꼽았다. 이미 연인이 있거나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세 사람의 생각을 젊은 세대 전체의 목소리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다만 N포 세대라고 해서 모든 욕망과 관심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독일 조각가 엘리자베트 네이가 1859년 자신이 제작한 쇼펜하우어의 흉상 옆에 서 있다. 71세이던 쇼펜하우어는 26세의 네이에게 호감을 보였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철학자들 중에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많았지만, 인생에서 사랑의 유혹에 크게 흔들린 사람도 있다. 40대 초에 사랑 고백을 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는 쇼펜하우어는 1859년 가을 일흔한 살의 백발노인으로 젊은 여성에게 매료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자신의 흉상을 조각하기 위해 찾아온 26세 엘리자베트 네이에게 호감을 가졌다. 네이가 왜 자신을 빤히 쳐다보느냐고 묻자, 쇼펜하우어는 “나는 당신에게 혹시 조금이라도 콧수염이 있지 않을까 찾아보려고 온갖 애를 쓰고 있어요”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니체도 만난 지 두 시간 만에 푹 빠져 청혼한 여자가 있었다. 니체는 네덜란드 출신의 23세 여성 마틸데 폰 트람페다흐의 지적이고 매력적인 모습에 매료돼 철학적인 포부를 담은 편지로 청혼했다가 거절당했다. 내가 2030세대에게 연애의 조건에 대해 묻자 ‘재미있는 사람’이 좋다고 대답한다. 여성이 남성의 유머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는데, 그 근거는 진화론이다. 쇼펜하우어의 ‘성의 형이상학’에서 여성이 남성의 성격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남녀 간의 사랑과 선택이 ‘종족 유지 본능’과 ‘살려는 의지(생존 의지)’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외모와 지성은 모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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