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은 올 시즌 내내 기나긴 타격 부진에 시달렸지만, 6월 들어 회복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엄청난 노력과 코칭스태프의 믿음으로 좋았을 때의 감각을 되찾는 모양새다. 스포츠동아 DB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32)은 올 시즌 내내 긴 타격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지난달까지 타율도 0.249로 지난 시즌까지 기록한 통산 타율(0.318)을 크게 밑돌았다. 개막 후 5경기에서 타율 0.368(19타수 7안타), 2홈런, 10타점을 뽑았던 기세는 애초에 꺾였다.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한 여파가 크다는 게 중론이었다. 구자욱은 지난 시즌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KS) 무대에 나서지 못했고, 캠프지에도 동료들보다 늦게 합류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가을야구 때 부상을 당한 뒤 많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여파가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워낙 큰 까닭에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달 말에는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가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실전 투입 대신 훈련량을 대폭 늘리는 선택을 했다. 박 감독 등 코칭스태프도 그의 의사를 존중했다.
다행히 6월 들어 조금씩 감각이 살아나고 있다.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린 5일 인천 SSG 랜더스전이 변곡점이었다. 12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2-1 승), 14일 대구 KT 위즈전(3-10 패)에선 연속경기 홈런까지 쳐냈다.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홈런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을 때의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한 단면이다. 14일 기준 6월 월간 타율도 0.333(42타수 14안타)이다. 올 시즌 한 차례도 월간 타율 3할은커녕 0.260조차 넘지 못했음을 고려하면, 의미가 큰 수치다.
시즌 타율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달 초 0.242까지 떨어졌던 타율이 0.260대로 올라왔다. 5일부터 8경기 중 7게임에서 안타를 생산한 덕분이다. 특히 11일 대구 KIA전부터 14일까지 3경기에선 12타수 7안타, 2홈런, 5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마음이 급했던 탓에 몸통 전체가 아닌 손목 힘에 의존하는 타격을 했던 이전과는 타구의 질부터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칭스태프의 믿음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구자욱은 이미 7차례나 규정타석 3할 타율과 올해 포함 10차례 두 자릿수 홈런 등으로 꾸준함을 입증한 바 있다. 올해도 남다른 책임감으로 슬럼프를 이겨내고 있다. 박 감독은 “구자욱은 분명히 시즌이 끝나면 자신의 기록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고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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