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일 사퇴하고 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권한대행의 측근 일부는 선거 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30일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을 접견하고 중소기업 규제혁신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최근 대선 출마를 결심하고 관련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마 선언을 하면서 경제와 통합 등을 강조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과 분권형 개헌 추진, 진영을 아우르는 거국 내각 구성 등도 메시지에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캠프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 경선 당시 쓴 여의도 선거 사무실을 넘겨받아 입주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일 사직서를 제출한 손영택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이 캠프에 합류할 전망이다. 김수혜 공보실장 등 다른 총리실 정무직들도 한 권한대행을 도울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3일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결정된 이후 범보수 단일화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홍보물 인쇄 발주 마감일인 7일 전에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 이후엔 11일 전에 단일화를 마쳐야 ‘기호 2번’을 사용할 수 있다. 한 권한대행은 최근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후보들의 반응은 미묘하게 달랐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겠다”며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의지를 수차례 피력해왔다. 한동훈 후보도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김 후보에 비해선 미온적이다. 이날 라디오에서 “밖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를 내세울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펠란 장관을 접견하는 등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조선 협력은 한·미가 윈윈할 대표 분야”라며 “70년간 굳건한 한미 동맹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긴밀한 소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펠란 장관도 한·미 간 조선업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오후엔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 해소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정부는 줄곧 규제혁신이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임을 강조해왔다”고 발언했다. 광양국가산업단지 입지 규제 해소, 세계 최대 전남해상풍력단지 구축 지원 등 지난 3년간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중소기업 애로 해소’ ‘규제혁신’에 공을 들이는 이미지를 부각하는 행보란 해석이 나온다.
1일엔 외교부·통일부 장관,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하는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한대행으로서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