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준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미세조정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추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이 흐름이 일시적인 대외 리스크에 기인한 것이 아님을 방증한다. 특히 한국 원화뿐만 아니라 일본 엔화 등 아시아 통화들이 유독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달러가 아니라 원화가 약해졌다
필자가 보기에 최근의 원화 약세는 미 연준의 금리 변동 가능성 같은 외부 충격 외에, 두 가지 구조적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판단된다. 아래 그래프는 미국 달러 가치와 한국 원화 환율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2025년 이후 그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 속에 달러화는 유로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건만, 한국 원화는 글로벌 외환시장의 흐름과 따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원·달러 환율 상승을 달러 강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보통 달러 가치가 오르면 원·달러 환율도 오르고, 달러 가치가 약해지면 원·달러 환율도 내려가는 흐름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2025년 이후에는 달러 가치가 약해지는 국면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원화 자체를 약하게 만드는 요인이 따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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