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패스트패션 선호, 자기통제력 낮다는 인상 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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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유행-단기 사용 등
지속가능성 낮은 소비 연상
지속가능성 암시땐 부정효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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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의 미덕은 빠른 속도다. 유행이 바뀌면 곧바로 비슷한 디자인의 옷이 매장과 앱에 올라온다. 소비자는 큰 고민 없이 장바구니에 담는다. 그런데 이 가벼운 소비가 타인에게 뜻밖의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저 사람은 유행에 민감하다’가 아니라 ‘참을성이 부족한 사람 아닐까’라는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홍콩침례대, 상하이대, 선전 홍콩중문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은 패스트패션 소비가 타인에게 자기 통제력이 낮다는 인상을 줄 가능성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물건만 평가하지 않는다. 그 물건을 쓰는 사람도 평가한다. 고가 명품 소비를 보고 지위나 부를 떠올리듯 패스트패션 소비를 보고 그 사람의 성향을 추론한다.

연구진은 패스트패션 비즈니스 모델의 세 가지 특징에 주목했다. 높은 유행성, 잦은 폐기 가능성, 지속가능하지 않은 관행이다. 이것이 패스트패션 소비자를 단기적 만족에 집중하는 사람으로 보이게 하고 자기 통제력이 낮다는 평가를 끌어낼 수 있다고 봤다.

이들은 패스트패션 소비자가 단기지향적으로 여겨져 자기 통제력이 낮은 사람으로 인식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특히 패스트패션을 가볍게 소비하는 사람보다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사람이 더 낮은 자기 통제력을 가진 사람으로 보일 것이라고 봤다. 다만 지속가능성처럼 장기지향성을 암시하는 단서가 주어지면 이런 부정적인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가설도 함께 세웠다. 연구진은 챗GPT를 활용한 탐색 연구와 여섯 건의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에게는 패스트패션 소비자와 다른 유형의 패션 소비자에 대한 정보를 제시했다. 이후 참가자들이 해당 소비자의 자기 통제력과 단기지향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살폈다.

연구 결과 사람들은 패스트패션을 빠른 유행 추종, 짧은 사용 기간, 지속가능하지 않은 소비와 연결해 해석했다. 그래서 패스트패션 소비자를 장기적 이익보다 당장의 만족을 택하는 사람처럼 봤다. 특히 패스트패션을 자주 사고, 적극적으로 즐기며, 인플루언서처럼 소개하는 사람은 어쩌다 한번 소비한 사람보다 자기 통제력이 더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속가능성처럼 장기지향성을 암시하는 단서가 함께 제시되면 부정적인 인식은 약해지거나 사라졌다. 같은 패스트패션 소비라도 지속가능성처럼 장기지향성을 암시하는 맥락이 제시되는 경우 단순한 충동 소비로 읽히지 않았다. 제품과 함께 제시되는 맥락에 따라 주변에서 받아들이는 소비의 의미가 달라졌다는 뜻이다.

이 연구는 패스트패션 브랜드와 마케터, 나아가 소비재 기업들에 시사점을 준다. 빠른 유행, 낮은 가격, 즉각적 만족을 강조하는 메시지는 제품 구매를 촉진할 수 있다. 하지만 제품 소비자에게 단기지향적이거나 자기 통제력이 낮다는 이미지를 덧씌울 수도 있다. 현대 사회에서 소비란 곧 ‘말 없는 자기소개서’가 됐다. 어떤 제품을 어떻게 소비하는지가 곧 고유의 정체성을 구성한다. 자사의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기업이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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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경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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