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2024년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등 벤처투자에만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을 투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딜룸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지난해 스타트업 자금조달(펀딩) 50건과 인수합병을 포함한 기업 거래 여러 건에 모두 10억 달러 상당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보다 15% 늘고 2022년에 비해서는 10배 늘어난 것이다.
엔비디아는 가장 투자자들이 몰리는 스타트업 투자에 참여했다. 일론 머스크의 xAI, 오픈AI, 코히어, 미스트랄, 퍼플렉시티 등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스타트업 인수도 늘어나 이스라엘 기업 런에이아이(Run:ai)를 인수했고, AI 소프트웨어 기업인 네뷸론, 옥토AI, 브레브데브 등을 인수했다.
딜룸에 따르면 지난해 인수 규모는 앞선 4년을 합친 것보다 많다.
투자 대상은 의료기술, 검색엔진, 게임, 드론, 반도체, 교통관리, 물류, 데이터 저장, 휴머노이드 로봇 등 광범위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스타트업 투자는 돈도 벌고 고객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엔비디아는 인셉션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에게 엔비디아 GPU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조건과 엔비디아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을 제공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엔비디아의 투자를 받는 것이 회사의 신뢰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투자를 거절할 이유가 없다.
엔비디아는 올해 상장을 앞둔 코어위브에 투자하기도 했으며, 어플라이드디지털이라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투자에 참여해 이 회사 주가를 크게 올려놓기도 했다. 이런 회사들은 엔비디아의 고객이면서 협력사다.
다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테크기업이 된 엔비디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윌리엄 코바식 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은 “경쟁당국은 선두 기업이 이렇게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독점을 노리는 건지 조사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이덕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