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인텔에 7조 투자했지만…삼성 파운드리 영향은 제한적

1 day ago 2

입력2025.09.19 15:45 수정2025.09.19 15:45

엔비디아, 인텔 투자에도… 삼성 파운드리 영향은 제한적

엔비디아가 오랜 경쟁사인 인텔에 50억 달러(약 7조원)를 투자해 개인용 컴퓨터(PC)·데이터센터용 칩 공동 개발을 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다만 '인텔 살리기'의 핵심으로 꼽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분야 협력 내용은 제외되면서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지난 18일(현지시간) 50억 달러 규모의 인텔 보통주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23.28 달러로, 거래가 마무리되면 엔비디아는 인텔 지분 4%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가 된다.

양사는 앞으로 PC와 데이터센터용 칩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인텔은 차세대 PC용 칩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하고, 엔비디아는 인텔의 x86 기반 중앙처리장치(CPU)와 엔비디아의 GPU 및 네트워킹을 결합한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텔에 대한 투자 발표 뒤 기자들과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인텔 CPU의 매우 큰 고객이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인텔 칩에 GPU 칩렛을 공급하는 대규모 공급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자사 칩 생산을 인텔에 위탁할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우리는 항상 인텔의 파운드리 기술을 평가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지만, 이번 발표는 전적으로 이 맞춤형 CPU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양사간 파운드리 협력이 우선 빠졌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의 TSMC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엔비디아와 인텔간 협력이 시작된 만큼 추후에라도 엔비디아가 인텔에 칩 생산을 위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TSMC는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최대 고객을 인텔에 빼앗길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TSMC만큼은 아니지만 점유율 하락 등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스저널(WSJ)도 이날 엔비디아의 발표 이후 '엔비디아가 인텔의 구원자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인텔의 부활을 위해선 회사 분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텔은 전임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 시절인 2021년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하며 이 사업에 본격 진출했지만 외부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다.

WSJ은 "인텔이 잃어버린 영광을 되살리려면 엔비디아의 50억달러 투자와 칩 개발 합의보다 더 많은 게 필요하다"며 "인텔은 회사를 분할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로 인텔이 현금을 확보하고, 칩 공동개발을 통해 AI 붐의 최중심부에 다가가게 된다고 평가하면서도 인텔에 더 필요한 것은 구조적 변화라고 지적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