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외진 곳에서 1년 내내 사람 못볼수도”
고용 불안에 대도시 화이트칼라도 몰려
지원자 절반 90년대생…취업 한파 악화
최근 몽골 남부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쭤샤오용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가 최근 게시한 ‘양치기’ 구인 공고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하루 만에 최고 인기 게시물이 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쭤는 “농장이 있는 곳이 외지고 험준해 일 년 내내 사람을 못 볼 수도 있는데, 누가 그런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부부를 채용하고 싶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중국판 X인 웨이보에 게시된 채용 공고는 수 시간 만에 조회수 5900만회를 기록했고, 관련 토론 글도 2만1000건 넘게 올라왔다.
채용 인원은 단 2명으로, 지원자들은 여름철 2000헥타르 규모 초원에서 양 3000마리를 방목하고, 겨울에는 영하 30도 이하의 환경에서 사료 공급과 축사 청소 업무를 맡게 된다.
급여는 월 8000위안(약 177만) 수준으로 중국 민간기업 전국 도시 평균 월급인 약 6000위안을 웃돈다. 숙소와 식료품도 제공된다.
이 같은 조건에 상하이·충칭 등 대도시의 화이트칼라 직장인부터 공장 노동자, 대학 졸업생까지 700명 이상이 지원하며 경쟁률은 350대 1에 달했다.
특히 지원자의 절반가량은 중국 노동자들 사이에서 ‘35세의 저주’라고 불리는 1990년대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사회에서는 기업들이 젊고 저렴한 노동력을 선호하면서 35세 이상 구직자를 기피하는 현상을 ‘35세의 저주’라고 부른다. 실제로 다수 기업이 채용 공고에 ‘35세 미만’ 조건을 명시하는 등 연령 차별 문제가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업무 환경과 생활비 지출로 피로를 느끼는 젊은 세대도 다수 지원했다. 최근 중국 경제가 수출 중심 성장에 의존하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 강도를 높이면서 젊은층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또 명문대 석사 학위 소지자조차 높은 주거 임대료와 생활비를 감당하면 실질적으로 남는 소득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원자 중 한 명인 제임스 궈(21)도 선박용 컨테이너 제작 공장에서의 고된 노동에 지쳐 이 공고로 눈을 돌렸다. 궈는 로이터에 “하루 13시간 넘게 나사를 조이면 손이 붓고 물집이 잡힌다”며 “화장실 갈 시간 조차 없다. 업무량이 너무 많아서 더이상 못 견디겠다”고 토로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중국 노동시장의 압박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식 실업률은 5% 수준이지만 불완전 고용이 늘고 있고, 민간 부문 임금 상승률도 경제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996 문화’에 대한 불만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노동시장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AI 도입 확산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비용 상승 속에 올여름 사상 최대 규모인 1270만명의 대학 졸업생이 취업 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린송 ING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양치기 채용 열풍은 경쟁은 치열하지만 보상은 부족한 중국 노동시장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도시 일자리는 점점 희소해지고 매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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