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자 달러 예금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저가 매수 수요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지난 17일 기준)은 607억4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580억2000만달러보다 4.7% 증가한 규모다.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던 달러 예금 잔액은 이달 오름세로 전환했다. 달러 예금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잔액이 눈에 띄게 줄고, 환율이 하락하면 다시 잔액이 늘어나는 ‘반비례’ 관계를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 1484원10전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달러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금(金)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지난 17일 기준)은 1조64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3년 4월 말(5239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약 두 배로 급증했다. 골드뱅킹은 통장 계좌를 통해 금을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골드바 역시 품귀 현상이 일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지난달 15일 현물 기준 트라이온스당 3000달러를 처음 돌파한 데 이어 이달 17일 장중 3350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