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KT 코치가 시즌 중 야구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결심해 퇴단했다. 스포츠동아DB
이종범(55) KT 위즈 1군 외야·타격코치가 시즌 도중 야구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결심해 퇴단했다.
KT는 2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이 코치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전날 수원 홈경기를 마치고 원정에 동행하지 않은 이 코치는 퇴단 수순을 밟는다.
이 코치는 최근 야구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제안 받고,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이 꾸리는 팀에서 감독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구단 관계자는 “이 코치가 지난주 면담을 요청해 퇴단 의사를 밝혔다”며 “구단은 만류했지만, (이강철) 감독과 의논 끝에 이 코치 의사를 존중해 퇴단 요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현역 코치가 시즌 중 퇴단을 요청하는 경우는 몹시 드물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해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캠프를 앞둔 10월 이 코치를 영입했을 때부터 부푼 기대를 안고 그에게 중책을 맡겼다.
당시 보직은 1군 외야·주루코치였지만, 이 감독은 이 코치에게 사실상 야수총괄 역할을 맡겼다.
실제 장진혁, 안현민을 비롯해 적잖은 야수가 이 코치에게 노하우를 전수받고, 올 시즌 눈에 띄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종범 KT 코치(맨 왼쪽)가 시즌 중 야구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결심해 퇴단했다. 사진제공|KT 위즈
하지만 이 감독은 대승적 차원에서 이 코치를 보내줬다.
야수총괄 격 코치가 팀을 떠나지만, 각 파트별 코치가 배정돼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실질적 공백은 없다.
주루코치는 이 코치가 주루 대신 타격 쪽으로 담당을 바꾼 5월부터 박경수 전 퀄리티컨트롤(QC)코치가 맡고 있다.
타격파트는 이 코치 부임 전부터 유한준, 김강 코치가 담당하고 있었다.
공백은 없지만, 부임 이후 한 시즌이 채 되기 전에 팀을 떠나는데, 그 사유 또한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게 사실이다.
야구 예능 프로그램이 프로야구 인기 재고에 기여하는 측면은 있다.
단, 시즌 중 프로야구 현장을 떠나서 예능계에 뛰어드는 데 있어서는 현재 논란이 적잖이 일고 있다.
한창 시즌을 치르고 있는 현역 프로야구 코치가 예능 프로그램에 섭외되는 것 또한 상도덕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많은 야구팬이 이 코치 퇴단을 두고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을 받고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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