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증강현실(AR) 헤드셋 개발을 잠정 중단하고 스마트글라스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주 사내에 비전프로 헤드셋의 후속작인 N100 개발을 중단하고 해당 팀 인력을 스마트글라스 사업으로 재배치한다고 공지했다.
애플은 AR·가상현실(VR)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기기로 헤드셋을 선택하고 지난해 2월 비전프로(사진)를 출시했다.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3499달러(약 490만원)의 가격에 600g이 넘는 무게 때문에 장시간 사용하기 부담스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비전프로를 위한 콘텐츠·앱도 부족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지난해 비전프로 판매량을 애플의 목표치 80만 대의 절반에 못 미치는 22만~37만 대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10년이라는 긴 기간과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한 만큼 더 가벼운 형태의 AR 헤드셋 개발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애플은 메타·구글 등을 따라잡기 위해 두 종류의 스마트글라스를 개발 중이다. 하나는 아이폰과 연동되며 자체 디스플레이가 없는 N50이다. 이를 내년에 공개하고, 2027년 출시한다는 게 애플의 목표다. 아울러 메타가 지난달 17일 공개한 것과 비슷한 스마트글라스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글라스는 2028년 발매 계획인데 이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